[헤럴드경제]국산 기동헬기 수리온(KUH-1)이 영하 수십도의 ‘결빙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일선 군부대 납품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지난 22일 “수리온 헬기가 결빙 조건에서 항공기 운용 능력과 비행 안정성을 검증하는 ‘체계결빙 운용능력’ 입증시험의 몇 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윈회 소속 새누리당 이철규 의원이 방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리온은 지난해 10월~올해 3월 미국 미시간주에서 ‘기체 결빙 테스트’를 받았다. 영상 5도~영하 30도의 저온 다습한 환경에서 비행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에서 수리온은 엔진 공기 흡입구 등에 허용치를 초과(100g)하는 얼음이 생기는 착빙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최근 수리온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납품 중지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도 KAI 측은 “이번 결빙 시험은 영하 수십도의 저온과 얼음이 잘 생기는 매우 습한 환경에서 진행됐다” 며 “겨울이 별로 춥지 않고 건조한 한반도에서 운용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수리온 헬기가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수리온 헬기 일부 기체에 장착된 진동흡수기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방풍유리(윈드쉴드)에도 금이 간 결함이 확인됐고, 지난 6월에는 수리온 조종사가 착용하는 ‘헬멧 마운티드 디스플레이’의 심볼 떨림 현상이 발생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수리온 헬기의 외국산 부품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군 당국이 운항 제한 조치를 했다.
수리온 헬기는 2006년 시작된 한국형기동헬기 개발사업에 따라 국방과학연구소와 KAI 등이 참가해 개발한 헬기다. 2009년 시제기 1호가 출고됐고 2010년 첫 시험비행을 했다. 2013년 전력화 기념식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시승해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우리 군이 명품 국산헬기로 자랑하며 개발에만 1조3,000억원이 들었다.
하지만 ‘결빙 시험 불합격’으로 수리온은 멈췄다. 방사청은 이번 결빙 시험에서 지적된 부품 7개를 개선하려면 2년쯤 걸린다고 판단했다.
수리온은 최근까지 1조원을 들여 50여 대를 양산했고, 2023년까지 5조원을 추가 투입해 200여 대를 추가 생산하고, 300여대를 수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