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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권용규 주짐바브웨 대사] 아프리카 잠베지 강 새 역사를 만들다
세실 로즈(Cecil John Rhodes, 1853~1902). 오늘날 짐바브웨 및 잠비아의 전신인 로디지아를 건국한 인물이다. 그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이집트 카이로까지 종단 철도의 부설을 생애 마지막 과업으로 생각하고, 기차가 잠베지 강을 지날 때 빅토리아 폭포의 물보라 세례를 받는 지점에 철교를 건설해 유언으로 남겼다 한다.

당시 유럽의 첨단 교량건설 공법을 동원해 2년 만에 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철교인 빅토리아 폴 철교가 건설됐다. 애석하게도 그는 철교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자신의 짧은 생을 마감했으며, 카이로까지 종단철도 건설 계획도 실행으로 옮겨지지 못했다.

오늘날 짐바브웨와 잠비아를 연결하는 빅 폴 철교는 여전히 중남부 아프리카를 잇는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으며,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중요 관광자산으로서도 유용성을 지니고 있다. 빅 폴 철교는 중남부 아프리카 역내 무역 및 교통의 상당 부문을 점유하고 있으나 늘어나는 교통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오래 전부터 대체 교량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빅토리아 폴 인근 잠베지 강을 관통하는 철도 및 차량이 지나는 교량이 건설되고 있다. 보츠와나와 잠비아 두 나라를 연결하는 이 프로젝트는 일본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타당성 조사를 지원했던 사업으로, 입찰과정에서 우리 기업 대우건설이 입찰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의 단독기술로 시공하는 대역사다. 


필자는 최근 관할 겸임국 잠비아 지역에 있는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현장 소장의 안내를 받아 잠베지 강 절반까지 진행된 작업현장을 둘러보았다. 생각보다 적은 수의 인원이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에 의아해 했으나 곧 의문이 풀렸다. 최첨단 공법을 이용함으로써 대규모 인력이 필요 없다고 한다. 잠비아 및 보츠와나 두 나라가 발주한 공사이니만큼 양국의 공사요구를 충족해야 하며, 심지어 현장 노동력 충원 및 시설 운용도 동일한 규모로 운영돼야 한다고 한다. 건설현장의 소장 및 한국인 근로자 모두가 아프리카 잠베지 강의 대역사를 건설한다는 자부심과 아프리카 진출의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2018년 잠베지 강의 대역사가 완공되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상상해 보았다. 개통식에는 잠비아 및 보츠와나 양 국 대통령을 포함, 아프리카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 행사는 아프리카에서 한국 기업의 역량과 한국 위상을 고양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교량이 건설되는 지점은 보츠와나와 잠비아를 포함, 짐바브웨와 나미비아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으니 그 의미는 더욱 크다고 여겨진다.

잠베지 강 교량건설이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이어서 아프리카 내륙으로 진출하는 철도 및 연계도로 건설 등 여타 후속 프로젝트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더 많은 한국기업이 아프리카 진출에 관심을 갖고 국위 선양에 기여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어려운 여건에서 묵묵히 일하는 대우건설의 한국 및 여타 국가 근로자 모두의 안전과 성공적인 과업 완수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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