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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투기꾼들 배만 불린다”…올림픽 유치 반대나선 로마시장
이탈리아 로마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으로 당선된 비르지아 라지 시장이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 올림픽 유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올림픽이 부동산 투기꾼들에게만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로마는 사실상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전에서 중도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라지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로마의 올림픽 유치를 지지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꾼들의 올림픽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마는 1960년 올림픽 개최를 위해 진 빚을 아직도 갚고 있는 처지”라며 “올림픽은 사업가에겐 유용하겠지만 주민들에겐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이탈리아 부흥의 상징으로 2024년 올림픽을 개최하려 했던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앞서 조반니 말라고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 위원장은 로마 시장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올림픽 유치를 포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정치 체제를 부정하며 창당 7년 만에 단숨에 이탈리아 제1야당으로 떠오른 오성운동 진영의 라지 시장이 2024년 올림픽에 최종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그는 시장 선거 유세 당시부터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로마는 올림픽 같은 거대 이벤트보다는 대중교통 불편, 쓰레기난 등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해 올림픽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라지 시장은 이날 올림픽 유치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 전에 로마 시청에서 말라고 CONI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말라고 위원장은 40분가량 기다리다 시청을 떠났다.

말라고 위원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라지 시장은 CONI가 비용이 덜 드는 올림픽으로 유치 계획을 변경한 것을 까먹은 모양”이라며 “라지 시장에게서 공식적인 (올림픽 반대) 통보를 받기 전까지는 유치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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