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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한 불은 끄지만 물류대란 해결 요원…하역비 1주일새 600억↑…2750억 필요
대한항공이 가까스로 한진해운에 6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지원 결정이 늦어지면서 물류대란은 더욱 악화됐고 해결은 첩첩산중이다.

당장 찔끔찔끔 자금 투입으로는 전세계 공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는 67척의 컨테이너선에 실린 화물을 다 내리기엔 역부족이다.

22일 법원, 한진해운에 따르면,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 자금은 19일 기준 약 2억5000만달러(2750억원)으로 추정된다. 3주 전 법정관리 돌입 당시 추산한 1700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매일 24억가량 붙는 용선료(배를 빌려쓰는 비용)가 포함된 비용으로, 용선료를 제외한 순수 하역비만 따지면 2300억원 정도다. 여기에 내린 화물을 최종 목적지로 배송하는데만 추가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물류대란이 꼬일대로 꼬인 상태”라며 “당장 화물을 내리는 비용만 1700억원 정도 잡았는데, 이번주 들어 2300억원대로 불었다”고 말했다.

물류대란이 3주째 접어들면서 하역비가 전 주와 비교해 600억원 불어난 것으로, 추가 자금 지원 의사결정이 미뤄지면서 하루에 80억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대한항공 이사회가 600억원 지원안을 통과시키기까지 보름여의 시간을 허비한 대가다. 이번 지원으로 총 자금은 1300억원으로 늘었지만, 불어난 용선료에 화물 하역비만 처리해도 1000억원 이상 부족하다.

순수 하역비가 늘어나는 것은 화물을 볼모로 각국 항만에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역에 걸리는 시간이 지체될수록 마음이 다급해지는 한진해운의 심리를 악용해 ‘부르는게 값’이 되는 형국이다. 실제 싱가포르항의 일부 하역업체 경우 기존 대비 2배의 비용을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주들이 내린 화물을 실고 나가면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진해운은 현재 거점 항구의 하역업체들과 하역료 협상에 매진하고 있다.

자금 마련만큼 중요한게 바로 타이밍이다. 안그래도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친 상태에서 자금 투입이 더 늦어지면 화주들의 소송이 줄이을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까지 제기된 화주들의 손해배상 청구액만 1조원에 달한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물건은 약 140억달러(16조원) 규모로, 보통 약정된 운송 시점에서 3∼4주가 지나면 화주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진다. 어차피 투입할 자금이라면 최대한 빨리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조민선ㆍ고도예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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