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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방되는 마약성 진통제 절반 이상이 과잉처방
-환자 대부분 처방 받은 진통제 제대로 복용하고 있지 않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의사들이 수술 후 환자에게 처방하는 마약성 강력 진통제의 절반 이상이 과잉 처방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환자들은 처방받은 진통제를 잘 복용하지 않아 약물 오남용의 문제가 우려된다.

의약 전문매체 스태트 등이 2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다트머스 의대 리처드 바스 교수팀은 교수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2015년 탈장치료, 담낭절제 등 5종류의 외과 수술을 받은 외래 환자 642명을 대상으로 아편 유사 약물인 오피오이드 계열의 강력 진통제 처방 기록을 조사했다.


처방된 진통제 종류와 제형은 다양했지만 ‘옥시코돈 5㎎’ 양에 해당하는 알약 1정을 기준으로 환산했다.

그 결과 진통제를 처방받은 환자 비율은 70~85%였다. 특히 같은 수술을 받았더라도 의사에 따라 처방량은 달랐다.

5가지 수술 종류별로 처방된 진통제 수의 중간값은 20~30정이었다. 하지만 교수팀이 평가한 바에 따르면 적정 처방량은 5정, 10정, 15정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처방받은 환자들의 복용률은 매우 낮았다. 교수팀이 전화로 환자에게 처방받은 약을 얼마나 복용했는지 물은 결과 70%가 복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교수팀은 결과적으로 수술환자에 처방된 약 가운데 의학적으로 필요한 양은 43%에 불과하며 57%는 과잉 처방된 것으로 판정했다.

또 부분절제술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일반 진통소염제 외에 오이포이드 계열의 마약성 강력 진통제 처방이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은 약에 대한 처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들 중 남은 약을 식품의약국(FDA) 권고에 따라 제대로 폐기 처분한 비율은 10%에도 못 미쳤다.

나머지는 하수구나 쓰레기통에 그대로 버리거나 주변 사람에게 건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팀은 “과잉처방의 가장 큰 이유로 의사들이 수술 후 환자 통증 치료에 필요한 진통제의 양을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라며 “의사 입장에서 환자의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량을 처방하거나 먼거리 환자들의 재방문하는 불편을 고려해 처음부터 대량 처방하는 것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피오이드 남용과 중독으로 연 2만여명이 사망하는 상황에서 의료진이 과잉처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교수팀은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외과학회지(Annal of Surger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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