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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인프라 투자 과도…中‘부채대국’되다
사업 절반이상 경제적 가치 훼손

28조달러 나랏빚의 30% 넘는 투자

“교외 학교·병원등 투자전환”지적


지상 300m 높이에서 두 개의 절벽을 이은 후난성 장가계의 유리 다리, 19일 만에 쌓아 올린 후난성 창사의 57층짜리 건물, 베이징시 외곽을 도는 제7 순환도로 건설.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건설이 중국 경제에 이익보다 독이 되면서 오히려 부채만 키운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부채 경제’의 이면에는 과도한 인프라 건설도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옥스퍼드대 사이드경영대학원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건설의 문제점을 20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연구진은 1984년부터 2008년까지 이뤄진 21개 주요 철도사업과 74개 도로건설 프로젝트를 다른 선진국에서 이뤄진 806개 교통 프로젝트의 경제적 가치와 비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24년간 도로, 철도, 교량 등에 투자한 인프라 사업의 절반 이상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그 가치를 절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교통 인프라투자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익 대신에 75%가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으며 건설된 도로의 33%는 여전히 정체가 이어지고 있고, 41%는 이용도가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도로의 사용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것 모두 재정 낭비에 해당하는 탓에 이러한 상태는 중국 또한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프라투자를 축소했다면 오히려 경제적 효용 가치가 높아졌을 수 있다는 가정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이 같은 비효율적 인프라 건설에 들어간 비용은 부채의 몸집을 대거 불렸다. 28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 부채의 3분의 1이 이런 과도한 인프라 투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프라 건설을 도맡은 국영기업에 부채가 집중돼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중국 지도층조차 이런 인프라 건설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자각하고 있다. WSJ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입장을 대변하는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올해 초 권위있는 인물의 발언을 인용해 “나무가 하늘까지 자랄 수는 없다. 높은 레버리지는 높은 위험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중국이 인프라 투자는 이어가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 산업 정책 전문가는 중국이 부의 불평등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 대도시보다는 교외 지역에 인프라 투자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수하게 설계된 병원과 학교 등이 필요한 인프라의 대표적 예다.

중국의 이러한 상황은 인프라가 노후하고 부족한 미국의 상황과 대조적이다. 미국에서는 4년마다 미국토목학회(ASCE)가 학교, 공항, 도로 등 인프라를 점검해 등급을 매기는데 가장 최근인 2013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가 수준이 D+에 머물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모두 인프라 건설을 공약으로 들고 나온 이유다. WSJ는 중국은 좋은 것이 너무 많아서 문제, 미국을 포함한 서구 선진국들은 불충분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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