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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초, 15초, 그리고 12분…지진대응, 칠레보다 못한 한국
예보 속도따라 인명피해 20% 감소
한국 “땅밑 일이라…” 기막힌 변명
日 5초, 칠레 10초내 경보 발령
年 최소 1회 매뉴얼등 배포
한국은 내진설계만 되풀이



‘3.7초, 15초, 그리고 12분’ 일본과 칠레, 한국의 지진경보 발동 시각이다. 일본은 그렇다 치고 칠레보다 못하다. 지진이 발생한 후 한참 뒤에야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땅 밑의 일이라 예측하기 어렵다”(정부 관계자)고 변명(?)먼저 늘어 놓는 것도 자연재해를 인재(人災)로 만드는 한국의 모습이다. 특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소 잃고도 외양간 못 고치는’ 게 문제다. 지난 12일 본진 당시에도, 이어 17일 발생한 여진 때에도 지진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칠레, 대만 등 지진이 잦은 국가는 각각 비상사태 시에는 재난관리본부가, 일반적인 재난의 경우에는 해당 지역 주지사에게 일차적인 책임을 부여해 신속하게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이들 국가들은 지진 소식을 신속하게 전파하기 위해 ‘지진조기경보시스템’(EEW)을 보유하고 있다. 지진 발생 10~15초 사이에 국민의 생사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을 수차례의 경험을 통해 배운 까닭이다. 예고 없는 피해를 100%로 봤을 때 예고가 얼마나 빨랐느냐에 따라 사상자가 5~20%로 크게 감소할 수 있다. 실제 도쿄(東京)대학교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하기 3초 전 경보를 발령하는 것 만으로도 지진 피해를 5%로 급감시킬 수 있다.

일본 기상청과 방재청은 지진 발생 10ㆍ80초 사이 숙지해야 할 안전지침을 강조한다. 지진 발생 10초 안에 자신의 주변 상황을 숙지하고 80초 안에 자신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피요령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지진관측 후 5~10초 이내에 지진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일본 기상청은 전국 범위로 EEW를 구축해 전국 해저에 설치된 1200개 이상의 지진센서가 작동하면 즉각 방송사와 통신사, 주요 부처기관 등에 알리는 발신체계를 마련했다.

경보가 발령되면 일본의 모든 TV채널에서는 통일된 경보음과 “지진이 발생했으니 강한 흔들림에 주의하라”라는 녹음파일과 자막이 자동 방송된다. 방송사는 녹음 방송 중이던 프로그램을 멈추고 즉각 지진속보체계로 전환한다. 라디오 방송과 각 시청에서도 속보안내가 이뤄진다. 핸드폰에는 재난문자가 전달된다. 덕분에 지난 4월 구마모토 지진이 발생한 지 3.7초 만에 경보가 발령됐다.

칠레는 국립재난관리청(ONEMI) 산하의 국립조기경보센터(CAT)가 10~15초 이내 지진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구축돼있다. 이탈리아는 남부지역에서 ‘프레스토(PRESTo)’라는 EEW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들 지진다발 국가들의 방재청 혹은 재난관리청은 또 각 지방청에 지진 관련 방재매뉴얼과 대피소 지도 등을 1년에 최소 1회씩 배포해 대비책을 안내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월 1회 방재훈련에 착수한다. 반면, 한국의 지진경보시스템은 늦어도 너무 늦다. 또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지표면의 액상화, 내진설계, 대피요령 모두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정보가 업데이트가 된 것은 없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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