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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유국 베네수엘라, 이제 미국에서 원유 수입하는 처지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세계 5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이제는 미국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산업이 휘청거리면서 사회주의 체제 역시 위기를 맞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최근 베네수엘라의 국영 원유기업 PDVSA의 석유굴착장치 한 개가 몇 주동안 가동을 중단했다. 부품 한 개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른 석유굴착장치는 무장 강도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강도들은 들고 갈 수 있는 부품은 다 들고 가버렸다. PDVSA 근로자들은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의 임금만 받고 있다.

원유 산업은 베네수엘라 정부 재정수입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2001~2015년 PDVSA의 이익 가운데 2500억달러(약 280조원)가 사회복지프로그램에 투입됐다.


하지만 PDVSA는 지난 2년새 부실 경영과 국제 유가 하락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PDVSA가 휘청거리면서 베네수엘라는 미국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과거에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유를 사들였다.

베네수엘라의 주요 동맹국인 쿠바는 베네수엘라 대신 러시아의 저렴한 원유를 공급받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PDVSA 관계자에 따르면 PDVSA가 최근 외국에서 들여오는 원유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유조선이 항구에서 2주 넘게 기다리다 그냥 가버린 일도 있었다.

베네수엘라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40만배럴로 1년전에 비해 35만배럴이 줄었다. 1998년 ‘석유사회주의(oil socialism)’를 내세운 우고 차베스가 정권을 잡았을 당시에 비하면 거의 100만배럴 줄어든 규모다.

글로벌 원유 거래업자들은 베네수엘라 사태로 인해 국제 유가가 출렁일까봐 우려하고 있다. 2002년 베네수엘라 총파업으로 몇 주동안 원유 생산이 중단되면서 국제 유가가 30% 넘게 뛴 적도 있다.

당시에 비해 국제 원유 시장에서 베네수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이 급격히 줄고, 나이지리아나 이라크 위기가 겹칠 경우 유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의 원자재 전략가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베네수엘라의 붕괴는 유가 상승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는 말 그대로 결딴났다”고 말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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