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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재가 된 지진 ②]DCH요령을 알고 계십니까?…경험에서 나온 지진대피요령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지진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칠레 등은 지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재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재난대피요령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국민들이 자신이 어떻게, 왜 해당 대피방법을 택했는지 인지하도록 한다.

▶ 경험적 연구를 통해 마련된 ‘지진대피요령’=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칠레, 대만 등은 동일한 지진대피요령을 가지고 있다. 상황과 지진 규모에 따라 대피방법이 달라지지만 현재 마련된 방법이 지진 발생했을 때 ‘생존율’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과 미국, 이탈리아의 소방방재청, 재난관리청, 재난관리본부 산하의 시민안전관리과 등은 평상시 국민에 지진이 발생한 10초 사이 자신이 주변환경을 확인하고 적절한 대피조치를 취하라고 안내한다. 


특히 지진빈발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취하고 있는 지진대처법은 ‘몸을 낮추고(Drop)ㆍ머리와 목을 보호하고(Cover)ㆍ무게중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붙잡는(Hold)’ 방법이다. 이 행동요령은 지진이 발생하면 이동이 불편하고 중심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과 지진으로 낙하하는 물체나 가구, 그리고 콘크리트 외벽에 사람이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 지진이 발생하는 50~60초 사이 몸이 쓸려서 다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건물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튼튼한 가구 밑에 숨을 것을 권고하고, 외부에 있는 사람들은 전봇대나 외벽이 있는 곳에서 벗어나 이와 같은 행동을 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이동이 어려울 경우 당장 자세를 낮춰서 팔로 목과 머리를 보호하라고 알린다.

지난 달 규모 6.7의 지진을 경험한 이탈리아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내진설계율이 30% 내외다. 하지만 이탈리아도 이와 같은 대피요령을 채택하고 있다. 건물 붕괴의 위험은 내진설계 외에는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탈리아, 대만 등은 기본적으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를 택하고 있다. 건물의 붕괴할 위험보다 떨어지는 물체에 부상을 입거나 사망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 장애인ㆍ고령자 등 약자를 위한 지진대피법도 필요= 각국의 재난관리청은 장소별ㆍ상황별 대피요령을 숙지하라고 권고한다. 장소ㆍ상황 별 지진대피요령은 국민안전처의 지침에 따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문제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이나 노약자(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지진대피방법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1995년 한신ㆍ이와지 대지진과 구마모토 지진의 연령대 별 사상자 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고령자의 피해가 압도적으로 많다.

때문에 일본과 미국, 칠레, 이탈리아 등이 배포한 매뉴얼에는 장애인과 노약자의 지진대피요령도 따로 마련돼 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경우 탁자 밑으로 숨거나 문틀에 기대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방석이나 베개를 찾아 자신의 목과 머리를 보호하고 최대한 자세를 낮춰야 한다. 방석이나 베개가 없으면 자신의 팔로 머리와 목을 최대한 감싸야 한다. 이동의 불편한 노약자의 경우 급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그 자리에 엎드려 머리와 목을 보호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다.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이들의 대피를 도울 필요가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은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대피소를 따로 마련하고 있다. 경보체계에서부터 대피경로까지 세부적인 부분 하나하나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진경보를 발령할 때 스마트폰에서 경보음뿐만 아니라 진동이 울리게끔 설정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청각 장애인이나 시각 장애인이 주변에 있을 경우 주변 사람들은 팔을 살짝 붙잡고 함께 대피하는 것이 좋다. 이때, 이들이 놀라지 않도록 큰소리로 말하거나 흥분하지 않고 촉각을 이용해 안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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