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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기 숨은 공신은 가전
[헤럴드경제=최정호ㆍ홍석희 기자]“지난해에는 재고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올해는 원없이 팔아봤다. 심지어 나한테까지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사람이 많을 정도였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전한 올해 3분기 에어컨 판매량이다. 주말도 없이 특근에 야근까지 해가며 만들고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비단 에어컨 뿐만 아니다. 세탁기와 냉장고, TV 등 전통 가전이 이런저런 악제이 시달리고 있는 국내 가전업계에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3분기 실적 마감을 10여일 앞둔 20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 대표 업체들의 표정은 밝지 못한 모습이다. 당초 하반기 기대주로 꼽혔던 스마트폰 사업이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 등으로 오히려 실적을 발목잡는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약 150만대에 달하는 갤럭시노트7을 리콜하는 삼성전자와 관련 증권가 한 관계자는 “생산과 판매 차질, 리콜 비용 등을 감안해 3분기 영업이익을 종전 8조2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하향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전체 실적을 하향 조정하는 촉매가 됐음을 강조한 것이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하반기 주력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음질과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에 힘을 준 V20을 선보였지만, 전체 회사 실적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V20폰의 성공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 짓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내년 정상화를 위해 하반기 체질개선 작업의 진행 등이 주가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의 가전 사업에 주목했다. 스마트폰의 부진을 가전이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다는 기대다. 가전 부문이 의외로 선방하면서 숨은 공신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과 9월로 이어지는 중국 연휴 기간이 효자다.

3분기는 가전 시장의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미국의 유명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태세를 갖췄다. B2B 시장을 비롯한 빌트인 가전 시장도 삼성전자가 노리는 집중 공략 포인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은 지난 분기와 마찬가지로 꾸준히 잘 나가는 모습”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7년 여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던 지난 2분기에 버금가는 또는 그 이상의 숫자도 불가능은 아니라는 의미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상반기 10%에 육박하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보여줬던 LG전자의 가전사업과 TV사업은 보다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말 런칭한 초 프리미엄 가전 ‘LG시그니처’가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선보이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LG시그니처와 미국 GM의 전기차 볼트(Bolt)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며 “LG전자는 3분기 바닥을 찍고 4분기부터 실적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의 단기 실적을 이끌 핵심 포인트 중 하나로 가전을 꼽은 것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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