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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단한 유전자형 분석으로 약물부작용 미리 막는다
- 서울의대 김주한 교수 “16개 유전자형 검사로 연간 2만4000여 건의 약물 부작용 예방 가능”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미래에 발생할 범죄를 사법당국이 미리 인지해 범행이 이뤄지기 전에 범인을 검거하는 장면이 나온다. 환자 치료에서도 약물 부작용을 사전에 인지해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주한 서울대 의대 정보의학실 교수는 개인의 16가지 유전자형을 분석하는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입원이나 의학적 처치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약물 부작용 사고를 연간 2만4000여 건 예방할 수 있다고 20일 밝혔다. 검사는 단 한 번만 하면 돼 환자의 약물 처방에 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일부 약물은 중대 부작용과 관련한 개인의 특정 유전자형이 밝혀져 있고, 해외에서도 이를 처방에 활용하기도 한다. 대만에서는 항경련제 ‘카바마제핀’의 심각한 부작용 발생이 개인의 특정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형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이 약을 처방할 때 반드시 유전형 검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정보가 등재된 유전자형 검사가 필요한 약물 84개 중에서 카바마제핀을 포함한 약물 15개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개인의 16가지 유전형 분석에는 201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134만 명 처방 자료와 2504명의 유전체 변이 빈도 자료를 활용했다.

김 교수는 “15개 약물과 개인의 16가지 유전자형만 분석해도 2만4300건 이상 약물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15개에서 100여 개의 주요 약물로 분석 대상을 확장하면 예방 효과는 그보다 5배 정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중대한 의료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의료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약물 부작용 사고는 암, 심장, 뇌혈관 장애 등에 이은 사망원인 4위”라며 “특히 55세 이후엔 복용하는 약이 급격히 늘어나므로 고령화 사회에서는 약물 사고의 위험이 더 클 수밖에 없는데, 사전 유전자형 검사가 이 같은 위험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예전과 달리 유전자형 검사 비용이 많이 싸져 비용 대비 효용이 클 것”이라며 “연간 200억원 정도면 현재 시행 중인 생애주기별 검진에 이 검사를 추가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약물안전’(Drug Safety)에 온라인 게재됐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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