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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美 폭격기 전개에 맞서 다른 공격 개시할 준비됐다"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국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와 관련 “다른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리 외무상은 15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마르가리타 섬 포르라마르 시에서 열린 제17차 비동맹운동 각료회의 연설에서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투입한 미국의 도발에 맞서 다른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비동맹운동은 주요 강대국 블록에 속하지 않거나 이에 대항하려는 국가들로 이뤄진 국제 조직으로, 120개 회원국과 17개 옵서버 국가로 구성돼있다.

북한은 1975년 비동맹운동의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한 뒤 이듬해 제5차 회의부터 대표단을 파견, 체제 선전과 지지세력 확보의 장으로 활용해왔다.





리 외무상이 비동맹운동 각료회의에서 미군 전략폭격기 B-1B의 한반도 전개를 도발로 규정하고 보복 공격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14일 미군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를 두고 “제놈(미국)들의 침략 야망을 합리화하는 구실로 써먹어 보려는 흉악한 속심으로부터 미제는 핵전략 폭격기들을 남조선 지역 상공에 계속 들이밀면서 그 과정에서 핵 선제 타격의 기회를 마련해보려고 하고 있다”며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미국 폭격기 전개에 보복을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예상 가능한 도발은 ▷지대공 미사일 시험 발사 ▷추가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이 꼽힌다.

북한은 최대 사거리가 260㎞에 달하는 KN-06, SA-5, SA-2, SA-3 등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전방과 동ㆍ서해안 지역, 평양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북한이 지대공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미군 전략폭격기가 북한 상공에 진입하면 요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대북 경고 차원에서 전개한 미국 전략 폭격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대응해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1~3번 갱도 중 그동안 한 차례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3번 갱도에서 언제든 핵실험을 감행할 준비를 마친 정황이 최근 포착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3번 갱도에서 추가 핵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5차 핵실험 때 “핵탄두 폭발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한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할 수도 있다.

과거처럼 인공위성 확보를 명분으로 장거리 미사일(로켓)을 발사해 탑재체를 위성궤도에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해 모의 탄두를 미 서부지역과 가까운 해상에 떨어뜨리면 북한 핵 능력이 완성 단계에 근접했음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노동ㆍ무수단ㆍ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북방한계선(NLL) 및 비무장지대(DMZ) 긴장 조성 ▷대남 사이버테러 등도 북한의 예상 가능한 도발 유형으로 꼽힌다.

미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지난 13일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한반도 상공에 투입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진행한지 나흘 만에 광범위한 파괴력을 갖춘 전략 무기를 북한 코앞에 파견해 무력시위를 벌인 셈이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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