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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리더십 대해부 ①여권 잠룡] 출마는 ‘은밀하게’ 브랜드 경쟁은 ‘과감하게’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여권 잠룡들의 대권 가도는 은밀하면서 과감하다. 내년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는 데에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지만, 다른 잠룡들과 경쟁에는 주저함이 없다. 아직 출마 여부를 정하지 않았다면서 강연과 저서에서 내놓는 화두는 대선 공약 수준의 사회 개혁 의제다.

▶격차해소ㆍ정의ㆍ공생…거대한 ‘화두 경쟁’=여권 대권주자들은 전국구 개혁 의제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월 전국 민생 투어를 진행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9월 들어 ‘격차해소’ 공부에 몰두했다. 김 전 대표는 국회에서 ‘경제 교실’을 주관하며 “대한민국의 오늘을 설명하고 특징 짓는 시대정신이 격차 해소”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경제 교실에서 소득분배, 세제개혁, 한국형 복지모델 등 경제 개혁 과제를 두루 짚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연합 정치, 행정수도 이전에 이어 모병제 이슈를 쏘아올렸다. 남 지사는 8월 인구 절벽 대비책으로 “모병제로 전환해 약 30만명 병력을 모집하고 9급 공무원 수준(월 약 200만원)의 대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의 주장에 전문가들은 물론 같은 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해 ‘모병제 찬반 격돌’이 펼쳐졌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절반 가량이 모병제를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와 ‘이슈몰이’에 성공해 몸집을 키웠다는 평가다.
[사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우택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의원의 브랜드는 ‘정의’다. 유 의원은 지난 7일 강원도 춘천 한림대에서 ‘왜 정의인가?’라는 제목의 특강을 진행하며 정치 현안과 정책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 지방자치단체 청년수당, 모병제 전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정의 관점에서 평가했다. “(모병제는) 국민의 상식, 평등에 대한 욕구 등 때문에 도저희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이 안 되는 주장”이라는 유 의원의 발언으로 남 지사와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공생 연구소’를 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공존과 상생을 시대 정신으로 삼는다. 오 전 시장은 저서 ‘오세훈의 생각’ 시리즈 집필에 몰두하며 첫번째 ‘왜 지금은 국민을 위한 개헌인가’를 8월 발간했다. 추석엔 두번째 ‘왜 지금 공존과 상생인가’ 집필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우택 의원은 지난 7일 대선 싱크탱크격인 ‘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를 창립하고 공정한 경쟁, 청렴한 나라 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모병제ㆍ공수처…당론 달라도 ‘외연 확장’이 우선=여권 잠룡들은 ‘좌클릭’ 의제 설정으로 보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모병제 전환과 공수처 설치다. 남 지사가 최근 제시한 모병제 전환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김두관 당시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가 내건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전통적 진보 이슈로 분류돼온 주장이다.

유 의원은 두 야당이 공조하고 새누리당은 반대하는 공수처 설치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유 의원은 7일 특강에서 “(공수처는) 새누리당도 옛날에 한나라당 시절에 주장했던 것이다. 공수처를 안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지난 4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공수처를 신설해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 비리를 철저하게 뿌리째 대청소해야 한다. 국민의 존엄한 목소리다”라고 주장했다. 잠룡들이 연이어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잠룡끼리 치열한 ‘의제 찬반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남 지사의 모병제는 유 의원과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해 이슈가 확대됐다. 또 김 전 대표는 6일 국회 세미나에서 “(증세 주장은)언뜻 보면 속이 시원하지만 기업과 부유층을 외국으로 쫓아 보내는 것”이라며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이 증세가 최선인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법인세 인상을 주장하는 야당과 함께 ‘중부담 중복지’를 내세우는 유 의원을 함께 겨냥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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