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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리더십 대해부 ③제3지대] 손학규ㆍ정운찬, 이재오ㆍ정의화의 ‘집’ 들어갈까…‘2년짜리 대통령이 문제’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매년 반복되는 담론이지만 올해는 다르다. 19대 대선이 단 1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을 강타한 ‘제3지대론’을 향한 평가다. 중도세력을 위해 손수 새 둥지를 틀겠다는 ‘하우스 메이커’도, 잠룡을 자처하는 ‘원외강자’들도 질과 양에서 모두 과거의 범주를 벗어났다. 최근 중도신당 창당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이재오 전 의원ㆍ정의화 전 국회의장(이상 하우스 메이커)과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ㆍ정운찬 전 국무총리(이상 원외강자) 등이 ‘이상 돌풍’의 진원지다. 과연 이들은 5년마다 나타나는 ‘신기루’의 데자뷔를 지우고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제3지대의 주인공을 해부해봤다.

▶이재오 “집 먼저” 정의화 ”사람 먼저”…‘개헌’은 한 목소리=제3지대론은 ‘제3지대’ 없이는 성립이 불가능한 조건 방정식이다. 권력의 핵심에서 비켜난 듯한 ‘올드보이(old boy)’들에게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그래서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기존 양대권력 아래서는 새로운 담론을 꺼낼 수가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ㆍ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ㆍ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등 터줏대감과의 마찰도 불가피하다. 국민의당 역시 대부분의 의석을 호남에서 얻으며 “자유민주연합의 호남판”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중도층을 껴안은 제3의 둥지라고 할 수 없다.

결국, 4ㆍ13 총선 전부터 존재했던 전전(戰前) 세력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틀이 만들어져야만 제3지대론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셈이다. 먼저 이 전 의원은 최근 ‘늘푸른한국당’의 창당발기인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전 의원은 특히 “낡고 무능한 양극단 정치의 혁파를 선언한다”며 “올해 안에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끝내고, 대선이 새 헌법 아래서 치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는 등 개헌이슈를 선점하는데도 성공했다. “전국을 100만명 단위의 50개 광역시로 개편해 지방분권시대를 열겠다”, “한반도를 관통하는 대륙철도를 건설, ‘남북자유왕래’를 추진하겠다”는 등 세부 공약도 확실하다.

반면 정 전 의장은 아직 조심스러운 모양새다. 퇴임 이후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을 출범하고 “중도 세력의 빅 텐트를 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창당 로드맵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유명인사의 영입 측면에서는 정 전 의장이 이 전 의원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지난 8일 손 전 고문이 머물고 있는 전남 강진을 직접 찾아 90분간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정 전 의장과 손 전 고문이 손을 잡으면 차기 대권 구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의장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한 날 손 전 고문을 만났음을 떠올리면, 그의 마음이 누구에게 향해있는지도 자명하다.



▶“차기 대통령 임기는 2년 3개월” 이재오ㆍ정의화의 ‘설계’는 부담, 정운찬의 ‘의중’은 어디로=문제는 제3지대론의 핵심인 하우스 메이커들이 모두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2년 3개월로 못박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19대 대선 전 개헌이 완료되지 않으면, 대통령 임기 2년 후 총선(2020년)에서 다시 대통령을 뽑겠다”며 “우리 당이 대통령을 배출한다면 취임 2년 이내에 개헌과 행정구역 개편을 완수하고 퇴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 체제는 양극화와 권력형 부패가 심각하다. 새로운 대한민국 체제를 만들자는 것이 늘푸른당의 목적이니 여기에 동의하지 않하면 우리 당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이 전 의원의 공표다.

정 전 의장 역시 최근 “차기 대통령 임기는 2년 3개월이어야 한다”며 ‘트레이드 마크’인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안을 다시 한 번 내세웠다. 정 전 의장은 “2년 3개월은 다음 대통령이 취임하고 새로운 국회의원이 뽑힐 때까지의 기간”이라며 “대통령은 국민 생각, 사회 분위기 바꿔내고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일을 2년 3개월만 하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2일 광주 금남공원에서 “나라를 구하는데 저를 아끼지 않고 죽음을 각오로 저를 던지겠다”고 하는 등 긴 침묵과 끝에 목소리를 높인 손 전 고문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조건이다. 국가운영의 새 ‘틀’만을 만들고 물러나기에는 손 전 고문의 야망이 너무 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정 전 총리의 불분명한 거취도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정 전 총리의 대선 출마를 두고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이 분명하다”는 측근의 말과 “대선에 대해 준비한 바도 없고, 현재로선 뜻도 없고 계획도 없다”는 본인의 해명이 부딪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정 전 총리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제 생의 궁극적 목적이 동반성장 사회 건설로 그걸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용의가 있다”고 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음이 대권 도전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제3지대론의 중심에서 밀려난 안 전 공동대표는 “위기에서 나라를 구할 ‘신의 한 수’가 필요하다”며 정 전 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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