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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의 건강 ①] 뒤늦은 공개에 힐러리 지지자들도 ‘부글부글’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뒤늦게 폐렴 진단 사실을 밝힌 힐러리 클린턴 진영의 ‘비밀주의’가 힐러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메일 스캔들로 촉발된 투명성 논란이 다시금 도마에 오르면서 힐러리의 대선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와함께 민주당 내부에선 만일에 대비해 힐러리의 대안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와 힐러리의 건강문제는 좀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전략가 출신으로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폐렴은 항생제로 고치면 된다. 그런데 불필요한 문제를 계속 불러 일으키는 힐러리의 건강하지 못한 프라이버시 애호는 무엇으로 치료하나?”라고 지적했다. 액설로드의 비판은 힐러리 지지 세력 내에서도 힐러리의 투명하지 못한 태도에 대한 불만이 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익명의 한 지지자 또한 미 의회전문지 더 힐에 “순전히 (캠프가) 자초한 XXX 악몽”이라며 분통을 터뜨렸고, 또 다른 지지자도 “관련 정보를 숨긴 채 힐러리를 감당할 수 없는 행사에 참석하도록 한 것이 상황만 악화시켰다”고 꼬집었다.

힐러리 ‘건강이상설’을 적극 주장하던 도널드 트럼프는 투명성 논란까지 일면서 호기를 잡았다. 트럼프 진영의 켈리엔 콘웨이 선대본부장은 즉각 트위터에서 액설로드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라며 비판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가 다시 힐러리 지지율을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기상으로도 힐러리 진영에 악재다. 지난 7월 말 이라크전 전사자 부모에 대한 무슬림 비하 발언 역풍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트럼프는 한 때 힐러리와의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안팎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2∼3%포인트까지 다시 따라 붙으면서 힐러리의 승리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힐러리 캠프도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리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제니퍼 팔미에리 대변인은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었는데…”라며 자책성 발언을 내놓았고, 또 다른 대변인 브라이언 팰런은 언론에 제때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것은 우리 참모들 책임이다. 후회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특히 힐러리의 치부가 된 ‘부정직성’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경선 과정부터 힐러리에게 최대 장애물로 작용했던 이메일 스캔들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한 때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새로운 이메일이 대거 추가로 발견되면서 이메일 스캔들은 재점화됐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ABC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힐러리가 정직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율이 35%를 기록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트럼프가 정직하다고 보는 비율은 이보다 더 낮은 31%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정직성 문제의 초점은 힐러리에게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의 대선 행보의 장애물이 돼 왔던 것은 주로 막말 논란이었다.

한편, 힐러리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면서 민주당 내부에선 만일에 대비해 대안 후보를 준비해 놓아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와 힐러리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1995∼1997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을 지낸 돈 파울러는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힐러리가 폐렴에서 완전히 회복하겠지만, 민주당이 ‘긴급사태 대책’ 마련 없이 선거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현행 규칙은 일정 지침과 한도 내에서 ‘대안 후보’를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DNC에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좋은 정치 지도자들이 당을 돕기 위해 나설 때다. (혹시 있을수도 있는 긴급사태에 따른) 계획을 당장 오늘 오후 6시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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