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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최대 지진] 179회 여진…주민들은 공포로 뜬눈 세웠다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직장인들의 모임이 많은 부산의 최대 번화가 서면일대. 어제 저녁 7시 44분경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이 부산까지 강력하게 전달됐다. 4~5초간 천정의 조명이 흔들이고 테이블이 떨리는 진동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일제히 공포에 휩싸였다. 역대 가장 강력한 진동을 느꼈기에 가족과 지인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도 급증했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작동하지 않아 공포를 더했다.

50여분 후, 이전보다 더 강력한 본진이 발생하자, 대부분의 시민들은 건물이 붕괴될 것을 우려해 거리로 뛰쳐나왔다. 논란 가슴에 모임이나 회식을 중단하고 집으로 귀가하는 시민들도 늘어났다. 지진의 공포가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 직장인 최영호(39세) 씨는 “태어나서 이런 공포는 처음이었다”면서 “직장 동료들과 회식모임을 갖고 있었는데, 지진이 발생해 일찍 마무리하고 모두들 서둘러서 집으로 귀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 도시철도도 일시적으로 멈춰섰다. 부산교통공사는 1차 지진 때 5분 간, 2차 지진 때 2분 간 1∼4호선 운행을 멈추고 이상 여부를 점검했다.

80층 아파트 등 부산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가 모인 해운대 마린시티도 공포에 사로잡혔다. 6~8초간 고층 아파트가 휘청거리면서 놀란 입주민들이 계단과 승강기를 이용해 아파트 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해운대해수욕장에도 놀란 시민들이 모여들어 밤 늦도록 이어진 여진 공포에 시달렸다. 남구 문현동에 있는 63층짜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건물에서는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원 대피령이 내려져 건물이 소개(疎開)됐다.

부산의 주거지 중심에 위치한 부산시민공원에는 공포에 질린 시민 수천명이 모여들었다. 두차례 강진이 이어지면서 건물이 붕괴될 것을 우려한 시민들이 가장 안전한 공원으로 모여든 것. 두딸을 데리고 시민공원으로 대피한 한영희(45세) 씨는 “한동안 카톡과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귀가전인 남편의 안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일단 아이들을 데리고 가장 안전할 것 같아 넓은 공원으로 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차례 강진 이후, 부산시내 곳곳에서 피해신고가 이어졌다. 동래구 사직야구장의 관람석 상단의 시멘트가 떨어져 나가는 피해가 발생해 소방당국에 신고가 접수됐다. 수영구의 한 식당에서도 지진 충격으로 인해 전면유리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진 여파로 의심되는 균열 피해 신고도 줄을 이었다. 부산 동구 범일4과 수영구 망미동에서는 지진 직후 도로에 틈이 벌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중구 부평동의 한 식당 건물 내벽에 금이 갔다는 피해가 접됐으며, 사상구 감전동 한 아파트 계단과 금정구 부곡동 모 사찰 인근 외벽과 바닥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시도 긴급 조기 지진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지진발생 직후 방송국, 구ㆍ군, 유관기관에 지진발생상황을 전파하고 여진에 대비한 대피방송을 실시했다. 외부에 있던 시장과 실국장들이 곧바로 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로 집결해 재난대응에 나섰으며, 밤새 원자력발전소와 항만, 교량 등 주요시설에 대한 긴급 점검을 벌인 결과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이처럼 밤사이 179회에 달하는 여진이 발생하면서 부산에서는 1만69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13일 오전 7시 현재 부산소방본부와 부산경찰청 112상황실에 접수된 신고는 각각 6903건과 3788건이었다. 주요 피해는 아파트 등 건물벽 균열 6건, 건물 내 배관 파손이나 누수 5건, 유리창 파손 2건, 도로 균열 1건 등이다.

한편, 울산에서도 LNG 복합화력발전소 4호기가 지진 영향을 받아 멈췄다가 5시간만에 재가동에 들어갔으며, 울주 변전소 변압기 1대가 정지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에서도 건물과 도로 등 총 12건의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경남지역 18개 시ㆍ군 가운데 창원ㆍ김해ㆍ창녕 등 3곳에서 피해신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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