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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1 먼지·잔해 후유증 3만7000명 투병…끝나지 않는 생존자의 고통
9ㆍ11 테러 당시 발생한 먼지와 잔해로 질병을 얻어 사망하거나 고통받고 있는 사람의 수가 수 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르면 5년 내 이같은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가 테러 당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생존한 희생자’는 15년째 당시의 고통을 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01년 9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튼에 위치한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잔해와 먼지로 이후 사망에 이른 사람의 수가 최소 1000명에 이른다고 11일 전했다.

투병 중인 이들의 수는 훨씬 더 많다. 세계무역센터 건강프로그램(WTCHP)에 따르면 3만7000명 이상이 극심한 호흡기 질환, 소화기 질환, 암 등에 걸린 것으로 진단됐다.

초고층의 쌍둥이 빌딩은 무너져 내리면서 석면, 납, 유리, 중금속, 콘크리트, 유독 가스, 기름, 여타 위험한 물질과 폭발한 비행기 연료가 혼합된 먼지로 변했다. 이에 노출된 구조대와 경찰, 자원봉사자, 인근 근무자 등은 질병 유발 인자를 고스란히 마셨다.

이에 따라 빠르면 5년 이내 질병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규모가 테러 당시 숨진 희생자들의 수를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테러에 따른 2차 피해 규모가 테러 당시의 직접적 인명 피해 규모보다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짐 멜리우스 뉴욕주 노동조합(NYSLU) 의사는 “5년 이내에 9ㆍ11테러 유관 질병 희생자의 수가 테러의 즉각적 영향을 받아 사망한 이들의 수를 넘어서는 순간이 오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로 당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수는 2977명에 이른다.

멜리우스 박사는 “기존 수명에서 최소 10년을 앗아갈, 폐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매우 많다”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조기 사망하고 있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스노티브룩대학교의 연구진들은 테러 당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던 사람들 중 알츠하이머의 주된 전조 증상인 인지 장애를 보이는 이들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테러 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청소부로 일했던 메리타 제즈누니는 극심하고 만성적인 기침을 얻었다가 최근에는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테러 피해에 크게 노출된 사람들이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많은 이들이 자신이 아픈 이유조차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보상ㆍ지원 정책이 시행되고 있어 그나마 피해자들의 고통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 의회는 9ㆍ11테러 당시 구조에 나섰다가 2006년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한 경찰관의 이름을 딴 ‘자드로가 법’을 2010년 통과시키고 이후 개정을 거쳐 테러 유관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피해자 보상 자금(VCF)도 존재하며, 2011년에는 일종의 의료보험조합인 WTCHP도 마련돼 피해자들의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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