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총장 해임 거부한 장명수 이사장의 입장 표명 후 하루만에 신속 대응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며 한 달 넘게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화여대 학생들이 결국 학내 해결 대신 장외투쟁에 나섰다.
12일 이화여대 본관에서 점거 농성 중인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이사장님의 편지에 대한 학생 입장 발표문’이라는 글을 통해 “최 총장의 해임을 유보하는 입장을 밝힌 장명수 이사장의 편지에 학생측은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총 1939건의 민원을 (정부부처, 국회, 경찰청, 서대문구청 등 관련 기관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학생측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 총장의 해임을 위해 이사회가 나설 것을 촉구하며, 이사회가 이에 불응할 경우 경찰 병력의 학내 진입을 비롯해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학교 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정부 및 국회 등에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 공언한 바 있다. 이 같은 학생측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장 이사장은 지난 11일 이화여대 홈페이지에 ‘이사장의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퇴 서명에 통참하지 않은 교수가 80%가 넘는 상황에서 이사회가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논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선 학생들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된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비롯한 에이스ㆍ프라임ㆍ코어 사업 등 교육부 발주 사업의 수주 과정을 비롯해 마곡병원 설립 등 그동안 학교가 추진한 각종 사업 과정에 대해 공개할 것으로 요구한 데 이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및 교육부가 이화여대에 대해 행정ㆍ재정감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어 지난 7월 30일 1600여명의 경찰 병력이 학내에 진입해 본관에서 농성 시위 중인 학생측과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진 데 이어 주동자에 대한 사법절차가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서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국정감사를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이 밖에도 관할 구청인 서울 서대문구청에는 이화 파빌리온의 위법성을 검토해달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 2015년 신축된 이화 파빌리온은 현재 이화여대를 찾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카페 및 기념품점과 같은 상업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학생측은 “(학내 분규) 사태 발발 후 46일간 이화학당은 끝까지 학생들을 외면하고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다”며 “한 때 스승이었던 총장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이유에 대해 묻고 싶다. 현 사태를 초래한 최 총장이 그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들어주기를 (이화학당 이사회에) 간곡히 부탁하며, 이화의 미래를 위해 이사회의 책임있는 행동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