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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A LAB] 담배판매 33억갑38억갑…정부세수 7조13조로 급증
“현재 44% 수준인 성인 남성 흡연율을 2020년에는 29%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종합적인 금연 대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담배 소비량이 단기적으로 3분의 1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던 지난 2014년 9월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애연가들의 반발에 대응해 내놓은 해명의 일부다. “담뱃값 인상은 세수 증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후 2015년 1월부터 담뱃값은 기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담뱃값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담뱃세가 큰 폭으로 인상된 탓이다. 과연 담뱃값 인상의 과실은 흡연가(금연효과)와 정부(세수증대), 둘 중 누구에게 돌아갔을까.

▶담배 판매량 1년 반 만에 90% 회복, 세수 6조 2000억원 증가=12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정부의 담뱃값 인상 논리는 상당부분 무너진 상태다.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 33억 3000만갑에서 올해 38억갑으로 14%이상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는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 판매량(43억 5000만갑)의 87.4% 수준이다. 정부가 당초 담뱃값 인상의 이유로 내세웠던 ‘금연효과’가 사실상 허구로 드러난 셈이다. 반면 이로 인한 세수는 정부의 예측(2조78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납세자연맹이 기획재정부의 ‘2016년 상반기 담배 판매 및 반출량’ 자료를 토대(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로 추산한 정부의 올해 담배 세수는 총 13조 1725억원에 이른다.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6조 9905억원)보다 2배 가까이 수입이 늘었다. 납세자연맹은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가 3년간 총 15조 8916억 원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오는 2018년 출범하는 새 정부는 집권기인 5년간 총 31조원 가량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민 돈으로 부족한 재정확충? 총 세수 중 담배 세수 비중 ‘급증’=문제는 담뱃세가 대표적인 ‘역진세’라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014년 19세 이상 흡연 남성 265만명의 건강보험 진료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이 127만원 이하인 소득하위 1분위 흡연자는 월평균 소득 391만원의 흡연자보다 총 653갑의 담배를 더 피웠다.“정부가 조세저항이 적은 담뱃세나 근로소득세, 주민세 인상을 통해 저소득층의 지갑을 얇게 만들고 있다.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서 세금을 더 걷기보다는 서민의 돈으로 복지와 부족한 재정을 확충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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