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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들, CEO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3배 많은 정치 기부금 내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직원들은 자사 최고경영자(CEO)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경쟁 후보자에 비해 3배 많은 기부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CEO의 정치적 성향이 직원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팀 쿡 애플 CEO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를 위한 선거 자금 모금 행사를 개최했다. 쿡은 리사 잭슨 애플 환경담당 부사장과 함께 이번 행사를 열고, 참석자들에게 기부금 2700~5만 달러(약 300만~5500만원)를 받았다.

애플과 상관없이 쿡이 사적으로 개최한 행사지만, 애플 직원들에게 자신들의 CEO가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사진=지난 8월 24일 팀 쿡(왼쪽)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존 포데스타 클린턴캠프 선거대책본부장과 함께 민주당 선거 자금 모금 행사장에서 나오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이처럼 CEO가 의도했든 안 했든 CEO의 정치적 행위는 직원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 CEO의 정치적 성향은 선거에서 직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실제 3명의 교수가 ‘CEO의 정치 자금 기부가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통계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로나 바벤코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등은 1999~2014년 개최된 8차례 미국 선거와 관련 2000개 넘는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직원들은 자신들의 CEO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CEO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에 비해 3배가량 더 많은 기부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취임한 CEO가 전임 CEO와 다른 후보한테 기부할 경우, 직원들은 새 CEO를 따라 기부 대상을 바꾸는 경향도 있다.

일부 CEO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는 후보한테 기부하라고 적극적으로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행동이 윤리적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는 직원들한테 정치 기부금을 내라고 압박한 로버트 머래이 머래이에너지 CEO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머래이는 이메일이나 사내방송을 통해 정치 기부금을 내라고 독려했다. 이에대해 일부 직원들은 “기부금을 내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압박감을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FEC는 머래이가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알렉산더 허텔-페르난데스 컬럼비아대 교수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 가운데 4분의 1가량은 ‘CEO가 자신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행동 관련 해고 위협 등 강력한 압력을 느낀 경우는 7%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미국 대선의 경우 다수의 CEO들이 공개적으로 지지 후보를 밝히는데 소극적이다. 특히 월가에서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는 금융위기로 인해 월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여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선거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어 거리를 두려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6월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CEO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위한 선거 자금 모금 행사를 개최하려다가 취소했다. 인텔 직원들과 IT 업계 종사자들이 “트럼프의 정책이 업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NYT는 “일부 CEO들은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에 나섰다가 지지하는 후보가 패할 경우 나중에 보복을 받을까봐 두렵다고 사적인 자리에서 털어놨다”고 전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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