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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개숙인 대법원장] 다음은 검찰총장 고개숙일 차례?
‘스폰서 부장검사’ 의혹 일파만파

6일은 대법원장이 고개를 숙였지만, 다음엔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도 고개를 숙이지 말라는 법이 없게 됐다.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현직 부장검사가 고등학교 동창 사업가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담당 검사에게 사건 무마 청탁을 했다는 이른바 ‘스폰서 부장검사’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 사람이 나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록까지 공개되면서 ‘진경준 사건’의 후폭풍이 가시지 않은 검찰 내부가 더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특히 대화록 공개본에는 김모 부장검사의 비위를 의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 위법이 확인될 경우 법무부 장관 또는 검찰총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6일 법조계와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와 동창 김모 씨는 SNS를 통해 주기적으로 고급술집에 갈 약속을 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주로 갔던 A술집은 서울 강남의 고급 가라오케로, 양주와 접대비 등을 합치면 1인당 100만원 가량 비용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3월까지 문자메시지로 드러난 방문 횟수만 봐도 최소 네 차례 이상이다. A술집에 가기 전 김 씨가 접대부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김 부장검사가 이를 선택한 정황도 나왔다.

김 부장검사가 수사 방해와 거짓진술 등을 유도한 정황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3월말부터 김 씨가 60억대의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자 “B검사(담당 검사)가 미친척하고 압색(압수수색) 할지 모르니 집 사무실 불필요한 메모 등 있는지 점검해서 조치해”라고 SNS를 보냈다. 수사 방해를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현직 부장검사가 고등학교 동창 사업가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담당 검사에게 사건 무마 청탁을 했다는 ‘스폰서 부장검사’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가운데 위법이 확인될 경우 제2 진경준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대검찰청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이어 자신과 동창의 ‘부적절한 관계’가 감찰 대상에 오르자 김 씨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 부장검사는 “내가 감찰 대상이 되면 언론에 나고 나도 죽고 바로 세상에서 제일 원칙대로 너도 수사받고 죽어”라는 문자를 보내는가 하면, “(검찰이 술집에 대해) 물어보면 싱글몰트(위스키) 바이고 여자애들 한둘 로테이션해서 술값도 50만~60만원이라고 해달라”며 거짓 진술을 강요하기도 했다.

그밖에 김 부장검사는 김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술집 여종업원 계좌로 500만원을 보내달라고 하거나, 서울 시내 오피스텔을 조사해 보고 계약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현재 김 부장검사와 김 씨의 주장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제2의 진경준 사태가 되는 게 아니냐’며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유력 정치인의 사위인 김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에서도 주요 보직을 역임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이번 비위 의혹을 감찰하고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지난주 김 부장검사를 직접 조사한 데 이어 그와 주변인물의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하는 등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씨가 전날 전격 체포돼 압송되는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김 부장검사의) 향응 자리에 다른 검사들도 있었다. 대검 가서 다 밝히겠다”고 말하면서 비위 검사들에 대한 감찰이 전방위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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