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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네시스는 또 하나의 도전”…MK, 美서 4번째 승부수
1999년 ‘10년 10만마일’보증제
2009년, 마케팅 강화 반등 성공
2014년, 현지 판매독려 성장발판
2016년, 수익·판매량 두토끼 잡기



고비 때마다 묘수로 미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열었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미래’를 화두로 던졌다. 글로벌 경쟁 업체들이 저마다의 전략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사이 현대차그룹도 미래를 위한 도전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주문이다.

이번에 정 회장의 ‘일성(一聲)은 제네시스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G90ㆍG80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럭셔리카 본고장에 데뷔했다. 미국ㆍ독일ㆍ일본 등 내노라하는 업체들이 진입장벽을 세우고 있는 럭셔리카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정 회장의 승부수가 또 한 번 통할지 주목된다. 

정몽구 회장(가운데)이 미국디자인센터를 방문해, 수석디자이너 톰 커언스(오른쪽)를 비롯한 임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난달 여름 성수기 휴가철에도 유럽 시장을 직접 방문해 현지 상황을 점검했던 정 회장은 이번에는 한 달 만에 미국 현지 자동차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5일 출국했다. 정 회장은 LA에 위치한 미국판매법인 업무보고 석상에서 현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선전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치하하고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미래였다. 정 회장은 “글로벌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의 성과는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 변화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혁신, 고객, 품질로 시장을 앞서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최우선적으로 제네시스의 성공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성공을 통해 미국 고급차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해야 한다”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은 우리가 새롭게 도전할 또 하나의 과제”라고 피력했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0년 미국서 1만6448대가 판매돼 중형 럭셔리 시장에서 6.0%를 차지하는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만4917대가 판매되면서 출시 후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10%를 넘겼다. 올해는 8월까지 1만8578대가 판매돼 역대 최대 점유율인 13.8%를 달성했다.


지난달 제네시스 브랜드로 새로 태어난 G80와 이달부터 제네시스 브랜드 최상위 모델인 G90가 판매 라인업에 가세하면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됐다. 특히 G80의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2650달러 높은 4만1400달러로 책정해 중형 럭셔리카 시작가 기준 4만달러를 넘어섰다. 제네시스가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시작 가격이 4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제네시스가 수익성과 판매량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이 관건이 됐다.

이와 함께 또 정 회장은 “친환경차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 미래 친환경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지시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시장은 SUV의 수요 확대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정 회장은 매번 미국 자동차 시장의 주요 변곡점마다 과감한 승부수로 시장 변화를 주도해 왔다. 특히 이 승부수가 나왔을 때마다 매번 현대ㆍ기아차의 판매량이 증가하며 정 회장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현대차는 1998년 미국 판매가 9만대까지 떨어지자 1999년 ‘10년 10만 마일’ 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전년 대비 70% 이상의 판매 증가를 달성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며 자동차 메이커들이 마케팅을 줄인 2009년에도 현대차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2008년 판매감소를 딛고 이 해 반등에 성공했다.

일본 업체들이 엔저를 바탕으로 판촉공세를 강화하며 현대ㆍ기아차를 위협하던 2014년에도 정 회장은 미국 현지를 찾아 판매를 독려했다. 현대ㆍ기아차는 2014년에도 역시 판매가 준 전년도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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