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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내게시판 “충성고객 돈주고도 못산다”직원들 건의 전격 수용 ‘고동진의 소통’
지난 2일 삼성의 리콜 발표 기자회견장 연단에 올라선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에게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다. 그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고에 따른  전량 리콜을 발표하는 자리에 직접 섰다.

스마트폰 사장 초유의 리콜 사태에 삼성전자의 사업부 사장이 직접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당초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문제가 일어난 사건인만큼 품질담당임원이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장에 직접 서기를 자청했다.
 

갤럭시노트 7 전량 리콜을 결정한 삼성전자의 발표 이면에는 고 사장과 삼성 임직원들의 사내 게시판을 통한 ’소통의 힘‘이 녹아있다. 폭발사고 이후 소비자 비판과 시장의 싸늘한 시선이 쏟아지자 직원들은 내부 익명게시판에 “성과급을 포기해도 좋으니 전량리콜을 해달라”, “충성 고객은 돈 주고도 못 산다”는 내용의 글들을 올렸다.

고동진 사장이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도 전량 리콜을 이끌어 내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주된 내용은 “사업부장으로서 문제를 유발하게 한 점 부끄럽게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이동통신사업자들과 최종적인 몇 가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품질에 대한 경각심을 극대화하고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무선사업부로 거듭나겠다. 매우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 경영진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삼성그룹의 콘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장인 최지성 부회장도 이번 사태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를 맡은 홍보팀에는 ‘가감없이 알려라. 숫자까지 다 넣어서 알려야 한다’는 주문이 들어왔다.

삼성전자의 전량 리콜 결정이 이뤄지는 일련의 과정은 지난 2010년 6월 일명 ‘안테나게이트’로 몸살을 앓던 애플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당시 애플의 대책이 나온 것은 소비자 문제 제기 이후 한달 이상 지난 시점이다.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불만을 토로한 한 소비자에게 보낸 이메일은 빈축을 샀다. “스마트폰을 다른 방식으로 쥐거나 케이스를 사라”는 답장이었다. “아이폰도 완벽하지 않다”는 그의 해명은 자기방어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불러왔다. 삼성전자의 전격적인 결정이 빛을 발하는 이유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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