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 한진해운發 물류대란, 누구 책임인가
베를린(독일) =‘국제 가전전시회(IFA) 2016’이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 조성진 LG전자 H&A 사업본부장(사장)은 말 그대로 분 단위로 쪼개 움직이는 살인적인 일정을 현지에서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어를 만나고, 또 기자들에게 글로벌 경영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도 그의 눈은 손에 들린 스마트폰에서 떠나질 못했다. 서울 본사 물류 담당자가 보내는 메시지, 이메일 하나하나에 올 하반기 회사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성진 사장은 파장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에 대한 질문에 “매우 걱정된다. 계속 서울 본사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대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의 정치권, 그리고 금융권의 오판 하나가 지구 반대편 독일에 날라온 사장의 비지니스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조 사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배편을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데, 다들 같은 처지인지라 가격만 오르고 있다”고 걱정했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특수를 위해 물량 확보에 나선 미국 거래선들의 항의와 걱정도 이어지고 있다. 조 사장은 “미국에 파는 물량의 30%는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 보내고 있다”며 “하반기에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큰 프로모션 물량이 있는데 미국에 있는 재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빨리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국내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은 가전제품의 경우 이번 사태의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당국과 정치권, 금융쪽의 현실을 도외시한 판단 미스에 파장을 우려했다.

IFA 현장에서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정부와 채권단의 한진해운 법정관리 파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 수출 차질은 정부나 채권단이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서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정부가 대응책을 내놓곤 있지만, 현장에선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누가 책임져야 할 일인지, 답답할 뿐이다. 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