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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Insight] 중국 동북 3성의 부활, 그 중심의 연변
중국 동북 3성에는 ‘랴오롱코우’(老龍口/늙은 용의 입)라는 백주(白酒)가 있다. 이 백주는 그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는데, 예로부터 중국 동북인들은 자신들의 거주 지역인 동북 지역을 중국의 노룡(老龍)으로 칭하곤 했다. 특히, 중국 전체를 하나의 용(龍)으로 봤을 때, 동북 지역은 중국이라는 용을 잉태한 노룡(老龍)이요. 랴오닝성은 그 노룡의 입이라고 자처하는데, ‘랴오롱코우’라는 명칭은 중국 동북인들의 이러한 자존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 때 중국을 호령했던 ‘노룡’이지만 현재는 중국 중앙정부의 ‘내놓은 자식’으로 신세가 전락했다. 중국의 경제구조가 내수시장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동북 군벌 시대 때부터 이어져 온 중앙정부와의 마찰로 인해 경제발전 정책으로부터 소외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더욱 가속화되었으며, 그 결과 동북 3성은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중앙정부 주도하에 정치 세력이 새롭게 재편되면서, 동북 3성에 대한 관심과 지원 정책이 서서히 물꼬를 트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동북지방 등 구공업기지 진흥 3개년 계획’에서 총 137개 중점사업을 연도별로 시행하고 사업비 전액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예산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동북 3성의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는 연변이 있다. 작년 7월부터 금년 5월까지 시행된 시진핑 주석의 동북 3성 방문 일정에서 그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이 바로 연변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국가 주석이 중국의 소수민족 자치 지역에 가장 먼저 방문을 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행보다. 그만큼 동북 3성의 경제 발전에 있어 연변 지역의 전략적 가치는 높이 평가받고 있다. 중국 동북 3성이 아직 저성장의 늪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연변은 금년도 상반기 GDP 성장률 7.3%를 기록하며 중국 평균치 6.7%를 상회했다. 


또한 연변은 중국 내 유일한 조선족 자치주이자, 우리 조선족 동포들의 고향이다. 한국기업에 대한 연변주정부와 현지 시장의 반응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연변주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에 힘입어 올해 7월까지 연변에 진출한 한국기업 수는 작년 동기 대비 225%, 투자신고액은 200% 증가했다. 반외자기업 정서가 팽배한 여타 대도시와 달리, 연변주정부는 한국기업을 포함한 외자기업 유치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28일, KOTRA는 연변주정부와 공동으로 ‘한국 중국 연변 경제협력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한국 기업가의 인상적인 발언이 기억난다. 한식 프랜차이즈 CEO인 그는 ‘연변만큼 한류가 통하는 지역이 없다. 조그만 도시에서 소규모로 출발하여 현지 레퍼런스를 쌓아야, 다른 중국 투자가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 기업이 중국 내수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경쟁이 치열한 1선 도시보다 말과 정서가 통하는 연변에서 사업을 시작해보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중국의 노룡(老龍), 동북 3성이 꿈틀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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