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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현, 국민엔 ‘개혁ㆍ화합’, 野엔 ‘안보ㆍ민생’ 호소…청와대 향한 메시지만 없었다
[헤럴드경제=이형석ㆍ박병국ㆍ장필수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5일 20대 국회 정기회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국민들에게 정치 개혁과 화합의 메시지를 던졌다.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 개혁 기구로 ‘헌정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를 제안한 것이나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 비협조 및 탄핵을 공식 사과한 것은 여당 대표로서 전례 없는 파격이었다. 이러한 자성에 바탕해 사드 배치 등 안보와 노동개혁ㆍ기업규제완화 등 경제활성화 정책에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여당이 반성하니 야당도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안된다는 ‘압박’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민적인 비난 여론이 거센 청와대의 인사 문제나 각종 비리로 홍역을 앓는 검찰 개혁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야당에서는 “청와대 홍보수석이 할만한 연설” “대통령을 섬기는 서번트(머슴) 정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는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대야, 대국민 설득에 나섰다. 이 대표는 “사드 배치와 사이버테러를 포함 안보 현안과 안보 예산, 안보관련 법에 대해서만큼은 국가적 차원에서 초당적으로 협력하자”고 야당에 제의했다. 

사드 배치 후보지로 꼽히는 경북 성주 주민을 염두에 둔 발언도 있었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은 고약한 형제(북한)를 이웃에 둔 죄로 어느 지역은 포사격장이 어느 지역은 소총 사격장이 어떤 지역은 많은 군부대가 어떤 지역은 미군기지가 어떤 지역은 군 비행장이 전략적으로 배치돼 있다”며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이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대승적 결단으로 오직 애국심 하나로 받아 주실 것을 눈물로 호소한다”고 했다.

서울시의 청년수당 정책은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일부 정치인이 현금은 곧 표라는 정치적 계산으로 청년들에게 현금을 나눠주고 있다”며 “선거 때마다 단지 표를 얻기 위해 미래세대의 돈을 훔쳐 무상복지를 실시하겠다는 일부 정치인의 경솔함에 (국민 여러분들이) 회초리를 들어 주시라”고 했다.

대상을 직접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상법 개정 등 야당의 ‘경제민주화법’을 겨냥해서는 “민생과 무관하게 지배구조에 시비 거는 시살상 대기업과 권력투쟁을 하는 방향” “반기업 정서를 부추겨 결국 표를 모으겠다는 매우 의도적이고 정략적인 정치선전책”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의 연설에 대해 윤관석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반정치적이고 반의회적”이라며 “집권여당의 대표 연설이라기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고 싶어하고 비판하고 싶어하는 것을 대리전달하는 청와대 홍보수석의 연설 정도의 격 밖에는 안된다”고 혹평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도 “박근혜 대통령을 그대로 닮은 유체이탈 연설”이라며 “정치혐오에 편승해 의회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정현 대표의 의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또 “이정현 대표는 삼권분립에 의해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국회 제1당의 대표임에도 정기국회 대표연설에서 어떻게 정부를 견제하고 국감을 잘 할지는 얘기하지 않았다”며 “정작 ‘정치혁명’의 가장 중요한 대상인 대통령에 대한 고언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대통령을 섬기는 서번트 정치를 선포함으로써 제1당 대표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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