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마추픽추 축소판 나주 정촌고분…1500년전 산비탈에 축조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1500년전 조성된 나주 정촌고분을 드론으로 촬영하면 남미의 마추픽추를 조금 닮았다. 산꼭대기가 멀지 않은 기슭에 고분군을 조성하는 모습을 이례적이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나주 정촌고분(나주시 향토문화유산 제13호) 발굴조사에서 영산강유역 삼국 시대 고분의 새로운 축조기법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나주 정촌 고분군

정촌고분은 2014년 용머리모양의 장식이 부착된 금동신발이 출토되어 큰 주목을 받았던 1500년 전의 무덤이다. 국내 최대의 아파트형 고분으로 잘 알려진 복암리 3호분과는 불과 500여m 떨어져 있다.

정촌고분은 나주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잠애산(해발 112m)의 비탈면에 있는데, 같은 시기의 고분들이 평지에 군집으로 축조된 것과 대조를 보인다.

경사면에 자리한 입지적 취약성을 보완하고자 산비탈을 깎아내어 1600㎡(약 500평) 규모의 평탄대지를 조성했고 금동신발이 출토된 1호 석실을 건설하면서 봉분도 동시에 쌓아 올려 안정적인 구조를 선보였다. 대형옹관을 사용하는 삼국 시대 영산강 유역 고분에서 엿볼 수 있는 장제(葬制) 전통을 계승했다.
금동신발

외곽으로는 봉분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바깥쪽의 흙을 수평으로 다져 쌓았으며 축대를 설치하여 봉분의 아랫부분도 보강했다. 봉분 규모는 가로 26m 세로 9m이며, 총 14기의 매장시설(석실 3, 석곽 4, 옹관 6, 목관 1)이 확인됐다. 이처럼 같은 봉분에 여러 매장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영산강유역 삼국 시대 고분문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정촌고분의 학술 가치와 역사문화 자료로서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법의학, 곤충학, 영상공학, 금속공예 분야 등 학제간 융합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먼저 금동신발에 붙어있던 무덤 주인공의 발목뼈에서 수습된 파리의 번데기 껍질은 당시의 매장환경과 기후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로서 법의학 분야와 융합연구를 통해 당시 매장 환경과 기후 정보를 얻고 시신의 처리 과정과 장례풍습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또한, 고분의 구조와 봉분의 특성, 주요 유물들은 모두 3차원 입체(3D) 영상으로 기록하여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고, 고대 금속공예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금동신발은 복제품을 제작하여 교육ㆍ연구 자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이러한 협업을 통해 호남지역 삼국 시대 고분 연구의 새로운 동력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7일 오전 11시부터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오후 2시 30분부터 4시까지 발굴조사현장에서 현장설명회를 진행한다. 특히 현장설명회에서는 정촌고분의 구조와 복암리고분군 등의 주변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드론을 이용한 실시간 영상도 제공할 계획이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