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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경찰서 외사계 팜티프엉 순경] “이주 여성·노동자·유학생 등 많은이 도움주는 경찰 될래요”
베트남 국적포기 가장 힘들었죠
육아·가사 도와준 남편에 감사
이주민도 하고 싶은일 도전해야




2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제 288기 신임경찰관 졸업식에는 조금 낯선 이름의 여성이 졸업장을 받고 대한민국 순경으로서의 첫 발걸음을 뗐다. 전남 여수경찰서 외사계의 팜티프엉(38ㆍ사진) 순경이 그 주인공이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대학을 졸업하고 들어간 한국회사에서 남편을 만나 2005년 결혼한 팜티프엉 씨는 2007년 파견 기간이 끝난 남편을 따라 한국에 들어왔다. 정든 고향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2011년부터는 삼성이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회적 기업과 다문화교육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서 한국어교육프로그램과 다문화 이해교육 등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이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는 것을 도왔다. 

팜티프엉 씨가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 것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한 꿈 때문. 그는 “경찰 공무원은 유학생이나 이주노동자 등 센터에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도울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경찰을 꿈꾸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공무원이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한국에서 나고 자란 이들에게도 경찰관이 되는 길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험난한 길이다. 베트남이 고향인 팜티프엉 씨에게 그 장벽은 더 높았다.

“일상에서의 한국어는 자신이 있었지만 시험에 나오는 각종 법률용어는 너무나 어려웠다”던 그는 매일 뉴스를 보고 또 보며 공부를 해야 했다. 체력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에도 매진했다. 그때마다 힘이 됐던 건 육아와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공부를 도운 남편이었다. 덕분에 1000m 달리기는 만점을 받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베트남 국적을 포기해야 했던 것. 팜티프엉 씨는 앞서 2012년에 귀화를 하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었지만 베트남 국적이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이중국적 상태였다. 그런데 경찰 공무원이 되려면 이중국적 신분은 안된다는 것이 규정이었다. 그러나 “가장 멋진 대한민국 경찰이 되고 싶었다”던 그는 고민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팜티프엉씨는 1년 반의 순환보직 기간이 끝나면 외사 경찰로서의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외국인 관련 사건 뿐 아니라 해외에 사는 한국인의 안전도 책임진다. 경찰의 우수한 치안 정책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도 맡는다.

“경찰관은 이주여성이었던 내게 꿈과 희망이 됐다”는 그는 “한국에 와 있는 다른 이주여성과 이주 노동자들도 한국어와 한국을 열심히 공부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꼭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에선 팜티프엉 씨를 포함한 2451명의 신임 경찰관이 ‘국민안전’과 ‘국민행복’이라는 중책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치안 파수꾼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경찰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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