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주말, 비 온다는데… ②] “벌초해야 하는데, 어쩌지”…‘꼬여버린’ 주말계획
-기압골ㆍ태풍 ’남테운‘ 영향…남부지방ㆍ동해안 폭우 예보

-“비 올땐 미끄러워 안전사고 위험…산 오르기도 쉽지 않아”

-일찍 성묘 끝내고 추석연휴 편하게 보내려던 귀성객 ’비상‘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서울에 사는 김영수(50) 씨는 2일 오전 일찍 출근하다 내리는 비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벌초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불안해졌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선산이 있는 고향인 경북 의성은 토요일인 3일 하루 종일 비가 예보돼 있었다. 남부지방이 제12호 태풍 ’남테운‘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간 탓이었다. 김 씨는 “비가 오면 차가 막히고, 벌초를 하기도 쉽지 않다”며 “일요일에 내려가면 다음날 출근에 영향을 주고, 다음 주말은 추석 코앞이라 차가 더 많이 막힐 것 같고, 그래서 벌초를 강행해야 할지 미뤄야 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번 주말은 북상 중인 제12호 ’남테운‘과 남해상에 있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남부지방과 동해안에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때문에 추석 전 미리 성묘와 벌초를 마치고 연휴에 집에서 편하게 보내거나 해외 여행을 계획했던 이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폭우로 가뜩이나 복잡한 고속도로가 막힐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산소는 대부분 산지에 있어 벌초를 하러 가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2일 “남풍 기류가 강해지는 오늘부터 주말인 3일까지 남해안, 지리산 부근, 경남에 강수가 집중될 것”이라며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번 비는 영남과 강원 영동에서는 일요일인 오는 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밖의 지역에는 내륙을 중심으로 대기 불안정에 의해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4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상ㆍ강원영동ㆍ전남(서해안 제외)이 30∼80㎜, 경남ㆍ지리산 부근 등은 최대 15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서해안 제외)ㆍ충북ㆍ울릉도ㆍ독도는 20∼60㎜의 비가, 서울ㆍ경기ㆍ강원 영서ㆍ충남ㆍ전라 서해안ㆍ제주ㆍ서해5도는 10∼40㎜의 비가 각각 예보됐다.

이 비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은 바로 ‘남테운’이다. ‘남테운’은 지난 1일 오전 9시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3시 현재 오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290㎞ 부근 해상에서 중심기압 975hPa, 최대 풍속 32㎧의 소형급 태풍으로, 시속 12㎞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남테운’은 점점 북상해 오는4일에는 일본 큐슈 부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문제는 이 같은 폭우로 인해 추석 전 성묘와 벌초를 힘들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해마다 추석 2주 전 주말부터 벌초 작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다. 이런 점에서 바로 이번 주말이 벌초의 대목이다. 때문에 많은 귀성객들이 고향과 선산을 찾아 벌초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비 오는 날 벌초는 금기시되는 분위기다. 옷이 젖을 뿐만 아니라 땅이 미끄러워 예초기로 인한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비로 선산을 오르기도 쉽지 않다. 충남 지역 한 공원묘원 관계자는 “(벌초를)꼭 하셔야 겠다면 하는 수 없지만, 비오는 날은 미끄럽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져 (벌초를)추천하지 않는다”며 “폭우에 옷이 젖으면 자칫 감기에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사진설명= 주말에 벌초를 계획했던 이들이 주말 비 소식으로 당황해 하고 있다. 벌초를 강행할지, 미룰지 날씨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기상청도 ‘우중(雨中) 벌초’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놓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비가 오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며 “산소가 많은산간, 계곡 등에서의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orean.gu@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