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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니스토리] 삼성 금융주 급등 왜? 삼성카드 유상감자 후 삼성생명, 삼성화재 지분확대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삼성카드 자사주 매입 소식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주들의 주가가 1일 동반 급등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삼성 금융부분의 지주사 전환작업의 일환이다. 삼성카드가 유상감자(의제배당)를 실시하고 그 돈으로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지분(자사주)을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8월31일 2536억원을 투입해 579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카드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률은 이미 72%에 육박한다. 이번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0.39% 이던 자사주 지분율이 5.39%로 높아진다.

삼성카드는 회사 규모대비 자본규모가 너무 크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자산 23조원에 자본 5조6000억원인데, 삼성카드는 자산 19조원에 자본이 6조6000억원이나 된다. 신용카드 사태를 겪으며 삼성캐피탈과 합병병하고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이 자본을 확충해줬던 까닭이다. 유상감자를 하면 자본을 적정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그러면 유상감자를 앞두고 왜 자사주를 매입할까? 현재 삼성카드 시총은 5조8000억원이다. 자본총계 보다 8000억원이 적다. 유상감자 가격이 현주가보다 높을 수 있다. 삼성카드 입장에서는 자사주 비율이 높을수록 유출되는 현금을 줄일 수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한다.
삼성생명은 최근 삼성증권이 보유한 자사주 613만주를 2343억원에 매입, 지분율을 19.16%까지 늘렸다. 삼성증권의 2대 주주는 지분 8%를 보유한 삼성화재다. 삼성생명은 이 지분을 사와야 한다. 현재 시가로 약 2200억원 가량이다.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은 15%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 755만주(지분율 15.9%)를 사오면 30%를 채울 수 있다. 현재 시가로 약 2조2000억원이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 30% 이상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2조4000억원이다. 삼성카드 자본을 절반으로 줄이면 주주들은 약 3조300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삼성생명 몫(72%)은 약 2조4000억원이 된다.

삼성카드 주가는 추후 유상감자 기대감이,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주가는 삼성생명의 지분확대에 따른 수혜가 원인이다. 삼성생명은 금융지주사로서 자격을 갖추는 동시에 저평가됐던 삼성카드 지분이 초우량회사인 삼성화재 지분으로 대거 전환되는 데 따른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삼성생명의 자회사 지배력 확보작업이 마무리되면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의 새로운 지배구조로 전환하는 데 남은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제조계열사 지분 처리와, 국회의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처리 여부다.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던 이건희 회장과 달리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의 양대 축에 대한 직접 지배력을 바탕으로 금융계열사와 삼성전자 등을 지배하는 구조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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