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외국환평형기금 외화대출 제도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2014년 9월 29일과 2015년 2월 26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억 달러, 2억 3000만 달러를 대출해줬다.
2014년 5월 기획재정부는 시중금리보다 최대 0.9%까지 저렴한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한 외화대출 제도를 만들었다. 기재부는 이 대출제도를 설비투자를 위한 시설재 수입과 해외 건설ㆍ플랜트 사업 수입재구매자금(운전자금)에 한해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산은은 수입재구매자금 명목으로 대우조선해양에 두 차례에 걸쳐 총 5억 3000만 달러를 대출해줬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대출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
최초 대출받은 3억 달러는 산업은행에 1억 달러, 시중은행 두 곳에 각 1억 달러씩 2억 달러를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이러한 정황은 지난 6월 15일 발표된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 감사원 감사보고서에도 나와 있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반년 뒤 또 수입재구매 운영자금이 아닌 일반운영자금으로 2억 300만 달러를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았다.
산은은 이 외화대출제도를 이용해 수입재구매자금 명목으로 대우조선해양에 5억 3000만 달러를 특혜 대출을 해주면서 목적 외 사용을 사실상 용인했다. 산업은행이 대출한 외평기금 외화대출 중 일반운영자금 대출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하다.
대출 두 건 모두 최초승인당일에 바로 나갔다. 최초승인일과 대출날짜가 동일한 사례 역시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해 특혜 의혹이 짙다.
산은은 실수요증빙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산업은행은 “은행의 기업체 운영자금 지원은 회사가 대출 직전에 기존 보유자금으로 지출한 내역도 포함해 실수요 증빙할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산은은 일반운전자금으로 대출이 나간 것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원자재뿐 아니라, 선박에 설치되는 기자재수입을 감안해 일반으로 입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용진 의원은 “반드시 수입재구매자금으로만 써야 하는데도 산업은행이 부당․특혜대출을 위해 합법을 가장했다.”고 반박하고선 “국민의 세금이나 다름없는 정책금융을 특정기업에 막대한 특혜를 주기 위해 사용했다는 점에서 그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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