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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는 당신의 말을 알아듣고 있다…억양 통해 단어 이해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기자는 며칠 전 주운 새끼 고양이가 죽자 소리내 울음을 터뜨렸다. 텃세를 부렸던 애완견 세 마리는 옆에 가만히 옆에 앉아 울음을 터뜨리는 기자의 몸에 머리를 비비댔다. 개 세마리는 기자의 감정을 이해하고 있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 (AAAS)지에는 29일(현지시간) 개들이 주인들의 말과 억양을 어느 정도 알아듣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헝가리 연구진의 논문을 게재됐다.

아틸라 앤딕스 헝가리 이오트보스 로란드 대학 동물 행동학자와 연구팀은 훈련된 개 13마리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스캔해 개가 감정 소리를 인식하는 방식이 사람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개들도 사람과 똑같이 말하고 들을 때 사용하는 뇌 영역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사진=이오토보스 로란드 대학교의 Enik Kubinyi 연구원]

개들의 뇌를 스캔하는 동안 연구진들은 개에게 ‘하하하’, ‘호호호’와 같은 감정을 나타내는 감정 소리와 ‘잘했어’, ‘착해라’와 같이 칭찬할 때 쓰는 단어들을 차례로 들려주면서 뇌 조직의 신호변화를 관찰했다. 또 같은 방식으로 사람의 뇌도 스캔을 했다. 그 결과, 누군가 웃거나 우는 소리를 들었을 때 사람과 개의 뇌 신호가 유사하게 움직이는 사실이 확인됐다. 개도 사람처럼 감정이 섞인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특히 칭찬하는 단어를 들을 때 개들의 뇌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칭찬하는 단어와 칭찬하는 억양으로 말을 할 때 개들의 뇌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응’, ‘그럼에도’ 등 의미없는 말을 사용했을 때는 개의 뇌는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칭찬하는 억양으로 의미없는 말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또, 개들은 주인이 “못생긴 놈”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해도 개들은 주인이 밝은 표정과 억양을 인식하고 이를 칭찬하는 의미로 구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오토보스 로란드 대학교의 Enik Kubinyi 연구원]

억양을 통해 단어를 이해하는 것은 그만큼 사람의 언어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앤딕스 박사는 다른 동물들도 개처럼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개들만큼 주인의 언어에 집중하는 동물은 드물기 때문에 그만큼 개가 인간에 친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듀크대학교의 브라이언 헤어 인류진화학자는 “이번 연구 성과는 개와 사람이 유사한 사회환경을 공유하면서 개들이 인류 언어를 인식하는 능력이 진화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면서 “물론, 개들 스스로의 뇌조직이 발달ㆍ진화한 것일 가능성도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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