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 전도연의 ‘부정’이 ‘막장’ 아닌 이유>, <전도연의 선택, 그것은 성장인가 타락인가> 등을 제목으로 한 기사는 한국에서는 기사거리가 되지만 미국이라면 별로 이슈감이 되지 못한다.
미국드라마를 리메이크하는 과정에서 양국의 정서차이가 작용했다. 전도연은 엄연히 유부녀 상태이기 때문에 ‘불륜과 맞바람’이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자아찾기와 성장’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 시청자 정서와 최근 나온 기사들을 보면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강요하고 있는 듯하다. 전도연의 선택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너가 하면 불륜’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 두 시선중 하나를 꼭 선택해야 하나. 중간지점에 있으면 안될까. 그때 그때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굿와이프’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이런 걸 생각하게 해준 것만으로도 좋은 드라마였다. 특히 도발적인 엔딩은 훌륭했다. 전도연이 윤계상과의 관계를 끊지 않는 상태에서 유지태와 쇼윈도부부로 남는 파격엔딩은 더욱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했다.
전도연이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품위를 지키면서도 철저하게‘일’과 ‘관계’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다양한 감정을 포용해주는 여성성을 보여준 것은 성장에 큰 의미를 부여해주었다.
한국에서 법정장르물은 ‘동네변호사 조들호’처럼 약자와 서민편에 서는 정의의 사도나 소영웅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변호사를 직업인 자체로만 그린 것도 신선하면서도 리얼리티를 유지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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