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 불분명’ 기타적립금 전년比 2.1% 중가…건축ㆍ장학ㆍ연구ㆍ퇴직적립금은 모두 감소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전국 4년제 사립대가 쌓은 누적 적립금의 규모가 2년 연속 감소하며 올해 처음 8조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용도가 불분명한 기타적립금만은 증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31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이같은 내용의 장학금 수혜 현황, 학생 1인당 교육비, 사립대학 적립금 현황 등 31개 항목을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공시했다. 이어 해당 결과를 토대로 국내 4년제 일반대학 180교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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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2015년 4년제 사립대 누적 적립금 현황(단위: 억원) [제공=교육부] |
교육부와 대교협이 150개 사립대학의 2015년도 교비회계를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의 누적 적립금은 7조9591억원으로 지난 2014년(8조564억원)보다 1.2%(973억원) 감소했다.
올해 8조원대가 무너진 사립대학 누적적립금은 최근 수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2년 10조5000억원을 기록한 사립대학 누적 적립금은 불과 3년 만에 무려 2조5000억원 가까이 급감했다.
지역별로는 지방 사립대가 수도권 사립대보다 적립금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5년 기준 수도권 사립대의 누적 적립금은 5조3579억원으로 전년(5조4053억원) 대비 0.9% 감소한 데 비해 지방 사립대는 2조6012억원으로 전년(2억6511억원) 대비 1.9%나 줄었다.
용도별로는 건축적립금이 3조5266억원(44.3%)을 기록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장학적립금(1조3792억원, 17.3%), 연구적립금(7364억원, 9.3%), 퇴직적립금(690억원, 0.9%) 등이 이었다.
규모가 큰 만큼 건축물 신축이나 유지ㆍ보수에 가장 많은 적립금이 사용됐다. 건축적립금이 지난 2014년 대비 3.4%(1249억원)가 줄며 가장 감소폭이 컸고, 퇴직기금은 3.2%(23억원), 연구기금은 1.3%(98억원), 장학기금은 0.4%(62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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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4년제 사립대 적립금 용도별 현황(단위: 억원) [제공=교육부] |
하지만, 용도가 불분명해 항상 비판의 대상이 되는 기타적립금만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립대학의 기타적립금은 2조2479억원으로 전년(2조2020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기타적립금은 전체 적립금 가운데 28.2%를 차지하며 건축적립금 다음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처럼 사립대 적립금의 규모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인 데는 정부의 압력이 큰 역할을 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1년부터 건물의 감가상각비 이외에는 등록금 수입으로 적립금을 쌓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2011년 ‘반값등록금’ 정책을 도입한 이후 각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도록 압박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이전 3개년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지만 국가장학금을 비롯해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으려면 최소 동결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
이상연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장은 “약 7년간 대학 등록금이 동결된데다 예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라 할 수 있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다 보니 적립금이 자꾸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 사립대학 가운데 적립금이 가장 많은 곳은 2014년(6943억원) 대비 3.3%가 늘어난 7172억원을 누적 적립한 홍익대였다. 지난해 7139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던 이화여대는 3.5%가 줄어든 6886억원으로 2위로 내려앉았다. 이어 연세대 5210억원, 수원대 3588억원, 고려대 3438억원, 청주대 2918억원, 계명대 2477억원, 동덕여대 2431억원, 숙명여대 2133억원, 성균관대 1902억원 순으로 적립금이 많았다.
realbig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