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오바마의 달콤 첫키스…워싱턴이 중독된 가게…레이건의 ‘7·15’기념일, 대통령과 ‘아이스크림’
“아내와 첫 키스를 한 곳이 어딘가요?”

“시카고 하이드파크에 있는 배스킨라빈스 가게입니다.”

지난 주말 개봉한 영화 ‘사우스사이드 위드 유(Southside with you)’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의 쳥년 시절 풋풋한 첫 데이트를 그리고 있다.

1989년 여름, 20대 청춘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던 둘은 하룻동안 시카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확인했다. 그들은 여느 연인들처럼 유명 미술관 ‘아트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를 둘러보고,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 ‘똑바로 살아라’를 봤다.

그리고 하이드파크 지역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 배스킨라빈스에서 입을 맞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훗날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느낌을 이렇게 말했다. “첫 데이트 날, 나는 미셸에게 배스킨라빈스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사줬습니다. 그녀에게 키스했고 그 느낌은 마치 초콜릿 같았습니다.”


2012년 그들이 입을 맞춘 가게 앞에는 이날의 첫 데이트를 새긴 기념 동판이 설치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태어나 처음으로 가진 일자리 역시 배스킨라빈스 종업원이어서 아이스크림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 외에도 미국 대통령은 유독 아이스크림 관련 일화가 많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유별난 아이스크림 사랑은 유명하다. 맨하탄의 한 가게 주인이 전한 일화에 따르면, 그는 1790년 여름에만 아이스크림을 사는 데 200달러를 썼다고 한다. 이는 현재 가치로 따지면 무려 5000달러(558만 원)에 달한다. 심지어 그는 개인용 아이스크림 기계까지 사들였다.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다. 제퍼슨 전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개인적으로 아이스크림 레시피까지 여러개 들여왔는데, 그 중 하나는 18단계로 이뤄져 있어 ‘베이크트 알래스카’(Baked Alaskaㆍ케이크에 아이스크림을 얹고 머랭을 씌워 오븐에 재빨리 구워 낸 디저트)와 유사하다고 한다. 미 의회 도서관에도 그가 만든 레시피에 대한 기록이 있을 정도다.

최근으로 오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그는 1984년 아이스크림이 미국 문화에 미친 영향을 거론하면서 7월을 ‘아이스크림의 달’로 그 중에서도 15일을 ‘아이스크림의 날’로 지정했다. 당시 선포문을 보면 레이건 전 대통령은 “아이스크림은 영양가 높고 건강에 좋은(nutritious and wholesome), 미국인 90%가 즐기는 음식이다”라고 찬양하며 관련 행사를 열 것을 독려하고 있다. 설탕세 논란이 일 정도로 ‘설탕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오늘날과는 무척 다른 인식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