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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과 소리의 변주…공간, 깊이를 더하다
미디어아트 ‘스루더리스닝글래스’展
미로같은 공간 가득 사운드·이미지 향연
‘보고 듣는’ 색다른 미학속으로의 초대
10월23일까지 서울 토탈미술관서 전시
‘72 임펄스’·‘글라스하우스’등 눈여겨볼만



25일 개막한 토탈미술관(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스루더리스닝글래스(Through the Listening Glass)’ 전은 빛의 파장과 소리의 떨림을 결합시킨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다.

프랑스 리옹 국립음향멀티미디어창작센터GRAME)에서 제작을 지원한 작품들로, 프랑스에서 먼저 전시가 된 것을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해 한국에 소개하게 됐다. 

오는 10월 23일까지 열리는 ‘스루더리스닝글래스’展의 미디어아트작품들. ① 트라픽-얀 오를레리의 ‘72 Impulse’, LED 라이트 설치, 2013. [사진제공=토탈미술관]

좁은 계단과 미로처럼 이어지는 전시공간 곳곳이 다양한 사운드와 이미지로 채워졌다. 토탈미술관 측에 따르면, 작품들에 사용된 조형적ㆍ비조형적 장치들은 국내에서는 많이 사용되지 않은 기법으로, 새로운 매체 미학의 한 면을 보여준다.

관람을 위해서는 어두컴컴한 전시장 한 곳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트라픽-얀 오를레리(Trafik-Yann Orlarey)의 ‘72 임펄스(Impulse)’부터 경험해 볼 것을 권한다. 

오는 10월 23일까지 열리는 ‘스루더리스닝글래스’展의 미디어아트작품들. ② 드니 방장의 ‘찰나와 공간’, 현장 설치,
2000~현재. [사진제공=토탈미술관]

GRAME의 예술가와 개발자, 기술자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 높이 2.3m, 폭 1.6m짜리 대형 금속 프레임 6개를 이용해 전체 6m 길이의 큐브 형태(전체 길이 6m)를 만들고, 각각의 프레임에는 LED 조명과 사운드를 내기 위한 퍼커션 부품들을 설치했다.

이 작품은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전시장에 마련된 터치패드를 상하좌우로 조작하면 프레임의 빛과 사운드가 변화하면서 공간의 깊이감을 다양하게 변주한다.

피에르 알랭 제프레노(Pierre Alain Jaffrennou)의 ‘그린 사운즈(Greensounds)’와 토마 레옹(Thomas Leon)의 ‘글라스 하우스(Glass House)’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다. 

오는 10월 23일까지 열리는 ‘스루더리스닝글래스’展의 미디어아트작품들. ③ 토마 레옹‘ 글라스 하우스(Glass House)’, 비디오 설치(15분 52초), 2011. [사진제공=토탈미술관]

둘다 비디오 설치 작품인데, 그린사운즈가 공원과 정원 같은 자연의 시각적 풍경을 청각적 풍경으로 재배치한 것이라면, 글라스하우스는 유리 구조물 같은 미래적인 이미지의 건축 요소들을 탐사하며 사운드를 결합시켰다.

특히 글라스 하우스의 영상에 결합된 사운드 트랙은 1952년 개발된 크리스탈 바쉐(반음계로 조율된 악기로, 유리 스틱을 문질러 소리를 내고 유리섬유와 철로 만들어진 공명기의 의해 소리가 확대되는 악기) 연주곡으로, 이미지에 반향하는 사운드가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공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 격은 드니 방장(Denys Vinzant)의 ‘찰나의 공간’이다.

작가가 2000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발전시켜가고 있는 현장 설치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도 가장 넓은 공간이 할애됐다. 유리 위에 200개가 넘는 악보들이 모듈로 구성돼 있어 전시되는 장소에 따라서 매번 새로운 작품이 된다. 황금색 잉크로 쓰여진 악보들이 유리 원반 위에 펼쳐져 있는 장면만으로도 시각적으로 압도적이지만, 유리 위에 고정된 전기 변환기에 의해 울려 퍼지는 소리들은 어떤 오케스트라보다도 아름답게 들린다.

전시는 10월 23일까지.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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