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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硏 “韓 전기차 테슬라에 2년 이상 뒤쳐져 있어”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우리나라 전기차 경쟁력이 미국의 전기차를 대표하는 기업 테슬라에 비해 2년 이상 뒤쳐져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9일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의 전기동력 자율주행화 가속화’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현재 전국적으로 평균 17.1대의 전기차가 한 개의 충전기를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전기차 두 대당 한 개꼴로 충전기가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우리나라 전기차 경쟁력 수준에 대해서는 “테슬라와의 격차가 2년 이상 벌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2009년 중반부터 전기차산업의 재육성에 나서 배터리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판매물량이 적어 전기차 산업생태계 조성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에 설치된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에서 모델S 고객들이 충전하는 모습 [출처=게티이미지]

테슬라는 2008년에 로드스터를 최초로 출시한 이래 올해 6월 말까지 14만대의 전기차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했다. 같은 시기 국내 5개 완성차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5400여대에 그쳤다.

이 연구위원은 “테슬라는 이미 1회 충전 500㎞를 주행할 수 있는 모델을 선보였지만 우리는 내년에야 340㎞ 수준의 모델이 나올 것”이라며 “우리의 전기차 경쟁력은 테슬라(미국)의 고작 85%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테슬라는 소비자 지향적인 경영전략이 눈에 띈다고 이 연구위원은 밝혔다. 그는 소비자들이 충전시간의 불편함을 호소하자 테슬라가 고속충전기인 수퍼차저를 개발해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덜어주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등이 공동 설립한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주)가 제주 본사에서 창립 행사를 갖는 모습

또 테슬라는 가계와 음식점 등이 고객들에게 고속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목적지 충전(Destination Charging)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가정용 충전기 보급에도 적극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혁신기업으로 일컫어지는 구글, 애플과도 맞서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에도 주력하고 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기술을 선보여 휴대폰에 새로운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업그레드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함으로써 또 한번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이 연구위원은 전했다.

여기에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의 연이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술진보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주주로 있는 태양광 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태양광을 활용한 전기차 개발과 충전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비판도 일고 있지만 계속해서 언론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고용인원은 2012년 말 3000명에서 2015년 말에는 1만3058명으로 증가했다. 미국 정부로서는 대규모 고용창출에 기여한 창업기업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고 이 연구위원은 해석했다. 또 테슬라는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긴 2018년에 50만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해 미국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테슬라가 국내에도 판매망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인력을 조달하면서 국내에서는 테슬라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미국식 경영방식, 특히 창업가 정신을 보유한 테슬라에 대한 미국 투자가들과 소비자들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며 “기업 테슬라와 기업가 일론 머스크에 대한 비판도 좋지만 이러한 기업이 국내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경영풍토와 사라지기 시피한 기업가정신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과 함께 깊은 반성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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