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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착한 소비활동으로 농촌에 힘을 주자!
샹그릴라!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 1933)에 나오는 평화롭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낙원이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바쁜 도시인의 삶에 지쳐있는 사람들중 상당수가 “귀농”을 통해 평소 꿈꾸던 샹그릴라를 찾아 나서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귀농가구수가 2년 연속 1만가구를 넘어섰다. 이제 귀농은 더 이상 은퇴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들어 은퇴세대의 전원생활 바람이 다소 잠잠해진 반면, 3040 젊은 세대들의 생활형 귀농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귀농바람을 통해 쇠락해가던 농촌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귀농이 농촌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아직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농업 생산성이 그동안 꾸준히 향상되어 왔지만 농산물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농업소득은 별다른 증가세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톨의 씨앗이 먹거리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공정한 가격으로 합당한 대우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는 유독 농산물에 대해서는 지갑을 여는데 인색하다. 공산품을 살 때는 가격이 너무 싸면 마치 무슨 흠결이 있는 것처럼 의심하고 구입을 망설이면서도 농산물에 대해서는 무조건 싼값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기저에 우리 농산물은 모두 믿을 수 있어 가격이 싼 것을 사먹어도 괜찮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우리가 계속 낮은 가격을 고집하는 소비행태를 지속하게 되면 결국 농산물시장에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발생해서 향후 마트나 시장에서 우리 땅에서 자란 제대로 된 농산물을 구경하지 못할 날이 올 수도 있다.

World Bank에서 발표한 2015년 구매력평가지수(Purchasing Power Parity)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구매력은 1.75조달러로 전세계 13위이고, 1인당 구매력도 3만달러가 넘는다. 따라서, 우리도 과거 가난했던 시절에는 농산물을 무조건 싸게 구입하는 것이 최선이었겠지만 이제는 적정한 가격을 지불하고 구매하려는 노력이 미덕이 될 수 있는 시점이 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농산물을 구입할 때 농촌을 살리고 더 나아가 우리의 미래에도 도움을 줄 수 방향으로 “착한 소비활동”을 하는 것이다.

요즘 도심 곳곳에서 직거래장터가 열리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도 “행복예감 직거래장터”를 개최한바 있다. 이 직거래장터야 말로 “착한 소비가 가능한 착한 장터” 그 자체이다. 중간유통과정을 생략함으로써 생산자는 보다 좋은 가격에 농산물을 팔수 있고, 구매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품질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니 도시와 농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다.

곧 있으면 추석이다. 어김없이 이번에도 풍성한 가을걷이를 쌓아두고 다양한 직거래장터가 열릴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멀리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나 친지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근처 직거래장터에 들러 과일 한 봉지, 야채 한 묶음이라도 구입하는 것을 기대해 보고 싶다. 우리의 소소한 착한 소비가 귀농인을 비롯한 농부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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