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원호연 기자]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이 검찰 소환 당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인원 부회장은 경기도 양평 북한강변 산책로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지문 분석 및 정확한 사인을 파악중이다.
26일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시신은 운동중이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시신에서 이 부회장의 신분증이 나옴에 따라 이 부회장의 신분을 확인했다.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이 부회장 차 안에서는 유서가 나왔다. 경찰은 자살 동기를 밝히기 위해 유서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9~10시께 “운동하러 간다”며 외출했다가 귀가하지 않았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시신 발견 당시 이 부회장은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줄을 만들어 목을 맸으나, 줄이 끊어져 바닥에 누운 상태였다. 아직 이 부회장이 이 현장과 어떤 연고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앞서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이 부회장을 횡령ㆍ배임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소환된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힌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신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해 왔다. 검찰이 포착한 롯데건설의 비자금 규모는 500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등의 방법을 통해 신 회장 일가에 부당한 금전적 이득을 제공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배임 및 횡령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찰은 수사중이었다.
이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음에 따라 수사 일정도 급변하게 됐다. 검찰은 당초 먼저 이 부회장에 이어 29일께 신동주 전 부회장을 소환조사한 뒤 31일께 신동빈 회장을 소환할 계획이었다. 이 일정을 당길 가능성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