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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육아시대①] 아빠, 육아를 부탁해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 지난 6월 첫 아들을 얻은 이 모(남ㆍ31) 씨는 최근 아기를 안고 다닐 때 사용할 아기띠를 구입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아빠들을 위해 나온 아기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다. “자식이 생기면 한 팔에 아기를 안고 다니는 것이 로망이었다”는 이 씨가 구입한 상품은 그의 로망과 꼭 맞아 떨어지는 ‘핸드 캐리어’ 형태로 제작됐다. 이 씨는 “유아용품을 검색하다보니 아빠인 나도 사고싶은 상품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더라”며 “아빠들도 이제 육아의 세계에서 제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미도 되겠다”고 말했다.

육아시장에서 ‘아빠’들이 뜨겁다. 부부육아의 개념이 확산되면서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아빠 육아를 앞세운 각종 TV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으면서 생긴 변화다. 아빠들의 입맛을 저격한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고,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아빠들을 위한 공간’이 생겨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아이를 안고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유모차를 끌고 있는 ‘아빠’를 목격하는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럽지 않다.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의 증가, 아빠 육아 프로그램의 인기 등에 힘입어 유아용품 시장에서 남성들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출처=123rf]

엄마들에 비해 외면당했던 아빠들은 꾸준히 육아시장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다져왔다. G마켓에 따르면 30대와 40대의 유아용품. 기저귀/분유의 성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구매자 5명 중 1명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용품의 경우에는 지난해 20%였던 3040 남성의 구매비중이 올해는 2% 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아빠들이 아이를 쉽게 안을 수 있게 해주는 아기띠 ‘파파캐리어’[사진제공=롯데마트]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로 엄마들이 육아를 전담하다보니 육아시장이 전체적으로 여성들의 니즈에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유아용품을 결정하는 데 있어 아빠의 결정권이 엄마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는 조사결과도 있을만큼 아빠들이 유아용품 구매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고 했다.

최근 몇년 새 육아시장 내 아빠 키워드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 주요 배경은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의 증가다. 고용노동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남성 육아 휴직자는 4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육아휴식의 확산속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속도가 더 빠라지고 있는데, 올해 1분기에는 남성 육아휴직이 전년동기대비 57.3% 늘었다. 

 
아이를 등에 업고 장시간 외출이 가능한 ‘포브 볼레 액티브캐리어’ [사진제공=롯데마트]

육아시장에서 포착된 변화의 흐름은 유통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6월 서울 구로점에 유아동 특화MD 브랜드인 로로떼떼(LOLOTETE)를 오픈, 매장 내에 아빠들을 위한 육아 아이템을 모은 ‘파파존’을 구성했다. 최근 육아에 관심을 갖는 아빠 고객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마련한 공간이다. 매장 내에는 아빠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아빠를 위한 육아 아이템들을 살펴보면 화려함은 최소화하고 실용성은 높인 것이 특징이다. 파파존의 대표적인 판매 상품으로는 아빠들이 아이를 쉽게 안을 수 있게 해주는 아기띠인 ‘파파캐리어’, 아이를 등에 업고 장시간 외출이 가능한 ‘포브 볼레 액티브캐리어’, 육아를 위한 용품들을 쉽게 수납할 수 있는 백팩인 ‘대디스원(Daddy’s1)’, 카시트 위에서 태블릿 PC나 플레이어 기능으로 활용이 가능해 아이들이 보다 쉽게 카시트 착용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순정 비플래디’ 등이 있다. 

롯데마트 구로점 내 문을 연 유아동 특화 매장 내 아빠들을 위한 ‘파파존’

아빠들이 주도하는 유아용품시장은 과거 엄마에게 맞춰져있었던 시장의 확장을 넘어서 젊은 아빠들을 중심으로한 ‘트렌드화’의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아빠를 뜻하는 플레디(play+daddy), 친구같은 아빠를 뜻하는 프렌디(Friend+daddy) 열풍이 한 예다. 유모차에서 어린이 전동차로 넘어가는 것이 트렌드가 된 것도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가 늘면서 자리잡은 변화 중 하나다.

한 영유아용품 업체 관계자는 “아빠를 타깃으로 출시되는 상품들은 필수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기보다는 남성들의 취향을 반영한 아이템들이 주를 이룬다”며 “아빠 육아의 증가는 유아용품 시장의 외연을 확대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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