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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고기 푹 익혀 먹었는데 식중독이라고?
폭염탓 음식물 쉽게 상해 환자 급증
구토·설사 등 수시간 잠복기후 증상도
가열 식품도 피부 세균으로 오염 가능
맨손으로 음식물 절대 만지지 말아야



# 지난 주말 시골 언니네를 찾은 김모(61ㆍ여)씨는 점심에 삶은 돼지고기를 먹고 오후 내내 속이 불편했다. 저녁부터 설사를 시작해 다음날 병원을 찾았더니 식중독 진단을 받았다. 덥고 습한 날씨에 음식이 상하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는 게 담당 의사의 설명이었다.

폭염 속 식중독으로 인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22일 하루에만 서울, 경북, 부산, 대구 소재 고등학교 5곳에서 727명이 학교 급식을 먹은 뒤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합동점검 일정을 당기는 등 식중독 조기 차단에 나서기로 했다.

여름내내 계속된 더위가 주말부터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더위 막바지 자칫 음식ㆍ위생관리에 소홀히 하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으로 인해 음식물이 쉽게 상하면 서 식중독 환자가 늘고 있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서는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음식은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세균성ㆍ바이러스성 식중독…폭염으로 여름 환자 늘어 =식중독은 식품이나 물을 섭취해 발생됐거나 발생된 것으로 판단되는 감염성ㆍ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원인은 세균이나 세균에 의해서 만들어진 독소, 바이러스, 기생충 또는 자연에 존재하거나 인공적인 독성 물질이다.

국내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세균성으로는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균, 장염비브리오균, 황색포도상구균, 바실러스균에 의한 독소가 흔하다. 바이러스로는 노로바이러스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식중독은 감염성이 없지만, 노로바이러스와 같이 사람과 사람간 감염이 되기도 한다. 또 집단 급식을 하는 학교나 기업체에서는 병원성 대장균이나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흔히들 식중독은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2009~2013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식중독 환자수의 평균 38%가 나들이철인 4월~6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중독 환자가 봄철에 많은 것은 일교차가 큰 봄철이 여름철보다 음식물 관리에 소홀해지고, 야외활동 속에 음식물을 장시간 방치하면서 관리가 부주의해지기 쉽기 때문”이라며 “올해 여름은 음식물 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극심한 더위로 인해 음식물이 쉽게 상할 수 있어 이번처럼 학교 급식에서 식중독 환자가 크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인균에 따라 식중독 증상도 달라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구역감, 구토, 복통, 설사, 혈변의 소화기계 증상을 동반한다. 일부에서는 발열이나 오한과 같은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원인에 따라서 잠복기와 증상의 종류, 중증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황색포도상구균은 주로 유가공품, 식육가공품, 김밥, 도시락이 오염되면서 식품섭취 후 6시간 이내에 구토나 설사를 동반하게 된다. 병원성 대장균은 햄버거, 주스를 먹은 후 16시간 정도의 잠복기를 지나서 혈성 설사를 유발한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은 대개 음식물 섭취 후 약 24~48시간이 지나서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와 같은 경미한 장염 증세를 나타내며, 대개 2~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나 노인에서는 구토나 설사로 인한 탈수가 심해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할 수도 있다. 병독성이 강한 원인균에 의해 발생하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서 발생하면 패혈증으로 진행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이 중요…개인위생 철저히, 음식은 반드시 익혀서 =식중독은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건강한 성인에서는 대증적인 치료가 주로 시행된다. 치료 후 1~2일이 지나면 호전되지만, 일부 세균성 식중독은 항생제 치료를 통해 증상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탈수가 우려되는 소아나 노인에서는 탈수를 막기 위한 적절한 수분 공급이 필요하다. 물이나 이온음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구토나 설사 증상이 지속되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집단 설사 환자가 발생하면 가까운 보건소에 신고해 식중독의 확산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식중독은 치료만큼이나 예방이 중요하다. 식중독균은 대체로 열에 약하므로 반드시 가열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물은 끓여서 마시도록 해야 하며, 가열식품은 60도 이상에서 가열해서 먹어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수산물, 어패류, 육류와 같은 음식물은 85도에서 1분 이상 조리해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또 남은 음식은 바로 냉장 보관을 하고 2시간 이상 상온에 두지 않아야 한다. 김밥, 도시락을 섭취할 때는 가급적 1회분만 준비하고, 햇볕이 닿는 공간이나 자동차 트렁크에 보관하는 대신 아이스박스를 이용해 10도 이하에서 보관해 빠른 시간 내에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식중독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임 교수는 “특히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사람간 감염으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식사 전에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사이, 손등까지 골고루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씻는 것이 중요하다”며 “열로 조리한 음식물이라도 피부에 있는 세균에 의해 오염될 수 있으므로 식품을 다루는 조리자도 손씻기 원칙을 지키고 맨손으로 음식물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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