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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제마진 급락 정유업계 비상] 정유社 “하반기 윤활유 사업만 믿는다”
정제마진 이달들어 3.5달러선 등락
3분기 영업익 16~36% 하향 추정
저유가 기조에 윤활유 수요는 증가



올 상반기 역대급 호실적으로 신바람을 냈던 정유업계가 3분기 들어 정제마진이 급락하며 비상이 걸렸다.

24일 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따르면 올해 1월 배럴당 9.9달러였던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6~7월 평균 배럴당 4.8달러로 내려가더니 이달 들어서는 3.5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국내 정유업계가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4달러대를 밑도는 수준으로,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정제마진이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등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남기는 이익으로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로 보이고 있지만 환율이 떨어진 상태라 유가 상승 효과도 미미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GS 칼텍스, S-Oil 등 정유사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6~36% 하향하고 있다.

정제마진이 비상이 걸리면서 업계에서는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의 활약이 정유 부문 악화를 상쇄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정유사들의 믿을 구석이었던 석유화학 부문은 물론, 최근들어 윤활유 사업도 ‘효자’를 넘어 ‘믿을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윤활유사업은 원유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미전환유(UCO, unconverted oil)를 원료로 고부가가치 윤활유와 윤활유의 원료인 윤활기유를 만드는 사업이다.

통상 유가와 환율 등 외부변수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으며 꾸준하게 고수익을 가져다 주는 사업이지만,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에 비해 크기가 작다보니 ‘가욋돈’이나 ‘효자 막내아들’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글로벌 윤활유 시장이 지난 2011년 반짝 실적을 기록한 뒤 2012년부터 글로벌 공급과잉 등으로 하락세를 겪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윤활유와 윤활기유 수요가 크게 늘었고 올 상반기에 다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는 유가변동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유사들이 진행해 온 선제적 투자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시점과도 맞물렸다.

실제 정유사들이 상반기에 윤활유 사업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SK이노베이션(2650억원), S-OIL(2556억원), GS칼텍스(1363억원) 등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정유 부문과 석유화학 부문이 통상 각각 5% 미만 10%대를 형성하는데 비해 윤활유 부문은 20~30%를 넘나든다.

올 상반기 S-OIL(에쓰오일)은 윤활유 부문 영업이익률은 무려 38%에 달했고, GS칼텍스(27.7%)와 SK이노베이션(20.8%)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19조7384억원)에서 윤활유 사업(1조2756억원)의 비중은 6%에 불과하지만, 전체 영업이익(1조9643억원) 가운데서는 윤활유 사업(2650억원)이 13%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이 원래 믿는 구석이라면, 윤활유 부문은 새롭게 뜨고 있는 믿을 구석이다. 하반기에도 윤활유 부문 호조가 예상돼 정유 부문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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