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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발 금융위기 시작될까…그림자 금융으로 모래성 쌓는 中 은행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2015년 한 해에만 그림자금융 거래가 30% 상승했고, 신용은 1시간에 11%씩 증가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스테판 슈와츠(Stephen Schwartz) 부사장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 중소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만연한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ㆍ비은행금융상품)으로 인해 중국 산업이 위기에 빠질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그래픽=블룸버그 통신]

무디스가 중국 은행 2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2년 이후 그림자 금융의 규모는 4배가 증가한 54조 위안(약 9176조 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그림자금융은 산업육성 및 발달에 필요한 대출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은행의 실질적인 자산건전성을 파악하기 힘들고 자본충실 정도를 측정하기가 어려워 금융시스템의 위험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 자산거품을 야기할 수 있다.

이를 직시한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는 중국 증시에서 그림자금융의 주요 자금원인 이재상품(wealth management product) 투자를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은행과 투자회사가 판매한 이재상품은 2015년 말 기준 23조500억 위안(약 3884조 원)에 달한다. 이는 중국 경제의 35%를 차지하는 수치다.

리쉰레이(李迅雷) 하이퉁(海通)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자산거품은 가격을 왜곡해 대량의 자금이 금융영역에 집중하도록 하고, 이는 실물경제의 금리를 높이도록 해 기업들의 실물사업에 대한 투자의욕을 줄이고, 금융상품이나 부동산투자를 유도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속도다. 슈왈츠 부사장은 “그림자금융 중에서도 이재상품(wealth management product)이 급증했다”며 “은감위도 이 점을 인지하고 지난 달 이재상품의 주식투자를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재상품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서 중국 당국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림자금융의 증가 속도에 맞춘 규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그림자금융의 실태는 허베이성(河北)의 탕산(唐山) 시만 봐도 알 수 있다. 원자바오 총리가 ’눈부신 진주‘가 건설되고 있다고 자랑했던 허베이성의 탕산 시는 유령도시로 전락했다. 역내 철강공장에서는 수만명이 해고되고 건설현장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곳의 은행은 중국 156개 금융기관 중 최고의 성장속도를 기록했다. 탕산은행은 지난 2년 사이 순익이 436% 증가했다. 2014년 이후 자산도 400% 증가해 1779억 위안(약 30조원)에 달한다.

탕산은행의 성장비결은 그림자금융에 있다. 지난 2월 연례보고에 따르면 탕산은행은 폐허로 전락한 허베이성의 ‘차오페이덴’(曹妃甸) 공업지역에 대출을 지속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 탕산은행의 대출 59%가 차오페이덴 지역에 해당한다. 또 탕산은행의 10대 주주 중 4명은 차오페이덴에 있는 정부가 지원하는 기업들이다. 탕산은행은 대출을 계속 제공하고 있지만 허베이성은 중국에서 경제성과가 최악인 5대 성에 꼽히고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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