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제3부지 배치 검토에 여야가 일제히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국방 정책의 동요” “정책불신의 자초”라고 했다. 애초 부지로 선정됐던 경북 성주 성산포대 대신 제 3부지로 유력하게 말이 나오고 있는 롯데골프장처럼 비군사지역ㆍ사유지가 사드 배치지역으로 결정될 경우 막대한 정부 예산이 들어 국회 비준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공히 제기했다. 어느 경우든 사드 배치와 국론 분열 양상이 장기화되면서 국력 소모가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장관은 22일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 및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지도부와 후보지 의원들을 만나 사드 제3후보지 검토 현황을 보고했다. 롯데골프장도 후보지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설명=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사드 배치 제3후보지 설명을 위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기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전날 한 장관을 만난 새누리당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격앙된 어조로 국방부의 제3부지 검토를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제3부지로 유력하게 설이 나돌고 있는 경북 김천이 지역구다. 이 의원은 “내가 정보위원장으로 사드에 반대할 수 없다고 꼿꼿하게 (원칙을) 지키고 있지만 해당 지역민들은 사드 때문에 울부짖고 있다”며 “우리 국민이 안보의식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사드 배치 지역을 원점 재검토해서 어느 지역에 배치한다 언제 했다 절대 보안 지키면서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전날 이 의원은 한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충분한 설명을 하고 (제3부지를) 발표해야 한다, 지금도 불안한 가운데 배치 지역을 발표하면 오히려 성주와 김천이 합세해서 더 큰 투쟁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본지 통화에서 “국방부가 좀 더 원칙을 가지고 처음부터 후보지 결정에서부터 소통을 좀 더 치밀하게 했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흔들리다보니까 여기까지 어려움을 겪게 된 거 같다, 안타깝다”며 “이번에야말로 좀 더 치밀한 소통, 사드와 관련된 전자파 유해성 논란을 종지부를 빨리 찍기 위한 조치들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사전에 부지선정 전달했어야 했는데 일방적, 졸속으로 발표하다 보니 반발이 생기고 반발이 생기니 부지를 옮기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생기는 것”이라며 “안보무능”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 자초”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제3부지로 롯데골프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여기는 군기지가 아니라 골프장이라서 새로 군기지 조성한다고 하면 막대한 예산이 들어 국회비준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제3후보지도 대통령이 언급하면 국방부는 허둥지둥 따라다닌다, 뽑기하는 방식으로 하면 미국도 따라올 것이라고 하면 국제적 웃음거리만 될 뿐”이라며 “만약 김천에서도 반대하면 제4, 제5 후보지를 찾아다닐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제3후보지로 유력하게 고려되는 롯데골프장은 정부 매입시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어서 언론 통해 국방부 관계자도 비준동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사드 국회비준 동의 절차만이 사드문제를 푸는 정답이라고 촉구한다”고 했다.

이형석ㆍ장필수ㆍ유은수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