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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비방만 난무하는 더민주 당권경쟁
“이종걸 후보자님, 5초 드리겠습니다. 사과하십시오”

지난 22일 CBS 방송토론회에서 이종걸 후보가 김상곤ㆍ추미애 후보의 ‘문재인 마케팅’에 대해 지적하자, 추 후보가 한 말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사과 대신 “지금 추미애 의원님 이름을 추사과라고 불러야 될지 모르겠다”며 “도대체 왜 이렇게 사과를 많이 꺼내십니까”라고 비아냥거렸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어갈 차기 당 대표의 비전을 보는 자리이기보단, 과거 이력을 검증하는 장(場)이었다.

김 후보는 추 후보에게 지난 2009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었던 시절 노동법을 통과시킨 사실을 거론하며 반성을 요구했다.

추 후보는 이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 당무를 거부했던 전례를 들며 당 대표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 체제에서 혁신위원장직을 맡았던 김 후보가 내놓았던 혁신안을 비판했다.

토론을 지배했던 또 다른 요소는 ‘문재인’이었다. 김 후보는 지금껏 ‘문재인 불가론’을 외쳐온 이 후보에 “다른 당 후보인가라는 비판적인 이야기도 나온다”며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주류 측 후보로 꼽히는 나머지 후보들을 향해 ‘문재인 구원투수’라고 응수했다.

차기 대선을 준비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는 이들에게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문재인과 과거 이력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이뤄낼 전략이다. 미래를 말해야 할 당사자들이 과거에만 집착하고 있으니 지지자들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더민주 전당대회가 시작될 당시 당 안팎의 사람들은 전대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자, 우려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류 측인 추 후보, 비주류의 수장인 이 후보, 원외인사인 김 후보가 최종 본선에 진출하면서 다양성을 갖췄다는 기대를 받기도 했다.

승자 독식의 정치판에서 네거티브 전략은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선 후보 고유의 정책은 실종됐고 문재인과 후보의 과거 이력만이 남았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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