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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서 비웃는 폭염] 가을의 본격 시작? 오늘 처서…서울 36도…더위 여전히 맹위…기상청은 ‘폭염종료’ 또 연장
23일은 절기상 처서지만, 그칠 줄 모르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이라는 처서의 뜻이 무색해졌다.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폭염이 마치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의 계절적 진입을 조롱하는 듯 하다.

이어지는 폭염에 기상청도 오는 26일이 지나서야 폭염이 꺾이겠다며 예보를 다시 수정했다.

처서인 23일에도 서울의 낮 기온은 36도까지 오르는 등 불볕더위가 계속됐다. 낮 기온이 35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보되면서 폭염 경보도 발효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2일에도 서울은 36도(오후 3시 27분 기준)를 기록하면서 폭염 발생 일수는 23일로 199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 수원(33.7도), 대구(34.6도), 대전(36.5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3~36도 내외를 기록했다.

서울의 열대야 일수도 폭염 일수와 함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22일 밤에도 서울의 최저기온은 25.8도를 기록하며 19일 연속 열대야를 이어갔다. 올해 열대야 발생 일수만 30일에 달해 지난 1994년(36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처서는 24절기 중 14번째 절기로 ‘여름이 지나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옛 사람들은 처서에는 날씨가 서늘해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고까지 표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처서가 지나도록 폭염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처서의 의미도 점차 퇴색되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해 처서의 근본 뜻이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10년 동안 처서의 낮 평균기온을 살펴보면 29.54도를 기록했다. 직전 20년 동안의 처서 기온인 28.44도에 비해 1.1도 가까이 평균 기온이 상승했다. 그만큼 처서가 점차 더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처서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겨 ‘더운 처서’를 기록한 경우는 5번에 이른다. 10년 중 절반은 처서에 더위를 겪은 셈이다.

기상청은 전체적으로 세계 기온이 오르는 가운데 최근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정체되면서 기온이 올라 폭염이 처서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국 내륙의 기압골이 영향을 미치면서 한반도 상공의 대기 흐름이 정체됐다”며 “뜨거운 공기에 구름이 없어 일사량까지 많아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오는 24일에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폭염의 끝은 26일 뒤로 다시 미뤄졌다. 지난 16일에 끝난다던 폭염 예보로부터 벌써 5번째 수정이다.

기상청은 “24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4도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25일에도 33도 내외를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6일에서야 기온이 31도 내외로 떨어지고 주말에는 30도까지 떨어지겠다고 예보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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