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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도쿄올림픽을 맞이하는 총리는 누구?…아베 임기연장론에 日 자민당 계파분열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4년 후 도쿄 올림픽ㆍ패럴림픽. 이번엔 우리가 감동을 전할 차례다”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는 21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후 흥분한 기색으로 일본 기자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아베는 당시 폐회식에서 일본의 ‘소프트파워’(문화경쟁력)의 상징인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마리오 분장을 하고 등장했다. 이 장면을 본 자민당 내부에서는 “역시 아베가 4년 후에도 총리로 있고 싶은 것”이라는 주장이 잇따랐다. 


일본 집권 자민당에서는 아베 총재의 임기 연장을 놓고 계파갈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베의 측근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 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질질 끌 문제가 아니다”라며 총재 임기 연장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포스트 아베’로 나선 이시바 시게루(石破 茂) 전 지방창생담당상은 “아직 3년 임기의 1년도 지나지 않았다”라며 “일의 우선순위가 틀리면 안 된다”라고 경계했다.

아베는 침묵하고 있다. 21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4년 후 수상은 어떤 입장에서 (올림픽을) 맞이하고 있겠는가”라고 묻자 아베는 “어떤 입장에서도 올림픽 성공을 위해 땀 흘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모호한 진술에는 이유가 있다. 아베가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힌다면 자민당은 즉각 아베의 뒤를 이을 총리 후보를 찾아야 한다. 이는 정권의 구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임기를 연장하겠다고 한다면 당장 기시다 후미오와 이시바 등 ‘포스트 아베’ 세력이 반발할 우려가 있다.

아베가 자신의 임기연장을 주장해온 니카이를 자민당 간사장에 기용한 점을 고려하면 차기 자민당 총재를 놓고 아베는 다시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신문은 아베가 자신의 임기연장론을 놓고 당위성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을 마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베는 니카이를 통해 임기 연장을 둘러싼 담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니카이는 ‘철도 뜨거울 때 쳐라’라는 공략으로 연내 결론을 낸 뒤 내년 봄 전당대회에서 당 총재 임기연장에 대한 결론을 내자는 입장이다. 한치 앞도 모르는 정치판에서 지지율이 높을 때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당정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현재 내각 지지율과 도쿄 증시 등 아베 내각의 행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은 다양하다. 닛케이 8월 여론조사에서 당 총재 임기 연장에 대해 응답자들이 45%는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찬성자는 전체 응답자의 41%였다.

한편, 이시바 전 지방창생담당상은 차기 총재 선거를 노리고 본격적인 지방유세에 나섰다. 이시바는 지난 2012년 자민당 총재 경선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결선투표에서 아베에 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음 총재선거에서는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시파의 기시다 후미오(岸田 文雄 ) 외무상도 마찬가지다. “지금 단계에서 다시 3년 간의 임기를 얘기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라고 말한 기시다는 아베와 다른 계파의 수장으로, 차기 총재 선거의 유력후보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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