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2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우리 당에 들어오라는 제안을 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더민주 전대 결과를 보면 결국 친노(친노무현)ㆍ친문(친문재인)이 다 먹는다”면서 “손학규, 정운찬은 물론 박원순까지 우리 당에 와서 비대위원장도 맡고, 대선경선 룰도 직접 만들어 보라고 모든 것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야권잠룡들에 대한 국민의당의 러브콜은 더민주의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21일 박형규 목사의 빈소에서 손 전 고문을 만나 “요즘은 예전에 하셨던 말씀대로 ‘저녁이 있는 삶’이 정말로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저녁이 있는 삶’은 손 전 고문이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내세운 구호다.
앞서 박 비대위원장은 당헌상 1년으로 돼 있는 당권ㆍ대권 분리기간을 6개월로 줄여 손 전 고문과 정 전 총리가 당에 올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된다고 당헌당규제개정위원회에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의 이같은 구애가 실질적인 영입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권주자들을 언급함으로써 당 지지율 반등을 노린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23일 통화에서 “박원순 시장이 국민의당에 갈 가능성은 없다”며 “박지원 대표의 제안은 국민의당의 3당으로서 존재감 때문”이라고 했다. 또 “더민주가 친문 일색이라고 해도 박원순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대선 후보 자리를 위해 경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도 최근 통화에서 “국민의당도 손 전 고문이 올 것이라고 생각지 않을 것”이라며 “호남에서 위상이 큰 손 전 고문에 대한 언급으로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또 박 비대위원장의 당권ㆍ대권 분리기간 단축 제안 역시 박주선 당헌당규제개정위원장은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며 안된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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