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중소기업 근로자의 10명 중 8명가량은 자신의 자녀를 ‘흙수저’나 ‘동수저’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중소기업 근로자 500명을 대상으로 ‘대기업 노조 파업과 임금격차에 대한 중소기업 근로자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대기업 원청사와 협력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수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불평등하다’는 비율이 89.2%(‘매우 불평등하다’ 51.4% + ‘불평등하다’ 37.8%)로 높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파업과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조선업계의 파업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61.4%)이 파업이 ‘타당하다’는 의견 (14.0%)보다 더 많았다.
대기업 노조의 파업이 일자리 시장이나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74.2%로,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18.4%)에 비해 4배 가량 높게 나왔다.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하청업체 부담 가중 및 임금격차 심화(67.9%)’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대기업과 임금격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59.3%)’, ‘중소기업 취업기피 현상 심화(34.0%)’, ‘노사분규 부담으로 인한 대기업 채용 축소(24.8%)’ 순으로 조사되었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본인 또는 자녀를 ‘동수저(43.6%)’ 또는 ‘흙수저(37.6%)’로 인식하고 있어, 대기업 근로자들이 자신이나 자녀를 ‘금수저(44.2%)’나 ‘은수저(34.2%)’로 보는 것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여줬다. 노력에 따른 계층 이동 역시 ‘가능하지 않다’는 응답이 절반(50.0%)으로 ‘가능하다(13.8%)’는 응답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득권 철폐 및 고용유연화를 통한 일자리 순환구조 구축(62.2%)’, ‘대기업 임금인상 자제 및 인건비 절감분으로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56.4%)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중기중앙회 측은 “자동차 원청업체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9700만원에 달하는 반면, 1차 협력업체는 4700만원, 2차 협력업체는 2800만원에 불과한데 고임금을 받는 원청 파업 때문에 라인이 멈추면 임금 손실을 보는 중소기업 근로자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불공정관행을 뿌리 뽑아 협력업체 근로자의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우리 경제에 미래가 있다”고 전했다.
123@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