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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어졌던 연인 만난듯”…원없이 즐긴 정명훈과 서울시향
롯데콘서트홀 개관 무대 함께 열어
8개월 공백 무색하게 호흡 척척
2036객석 청중 기립박수로 응원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 이처럼 활기 넘치는 공연을 보여준 적이 언제였나.

8개월만에 정명훈 전 예술감독과 다시 한 무대에 선 서울시향의 연주는 힘이 넘쳤다.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끈끈한 호흡을 보여줬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표정 역시 자신감이 넘쳤다. 마치 헤어졌던 연인을 다시 만난 듯, 첼로 수석 등 일부 단원들은 북받치는 감정을 어쩌지 못하고 무대 위에서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2036석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은 기립박수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포디움에 선 정 전 감독. [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정 전 감독과 서울시향이 지난 19일 저녁 롯데콘서트홀 개관 무대를 열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들어선 롯데콘서트홀은 1988년 예술의전당 개관 이후 28년만에 서울에 문을 연 클래식 전용홀이다.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관계로 떠들썩한 이벤트 없이 조용한 가운데 개관 행사를 치렀다.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3번 Op. 72a’의 섬세한 연주로 무대를 연 서울시향은 서울시향의 상임 작곡가이자 현대음악의 거장인 진은숙이 헌정한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를 세계 초연했다. 관현악단, 혼성합창단, 어린이합창단에 오르간까지 들어간 대규모 작품으로, 장장 40분에 걸쳐 연주됐다.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 C단조 Op. 78’까지 예정된 세 곡의 연주를 마쳤지만, 이어지는 앙코르 무대에서 열기를 더해갔다. 장기화하고 있는 서울시향 사태와 롯데 상황을 의식한 듯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는 것 좋아한다”며 입을 연 정 전 감독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며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으로 앙코르 연주를 시작했다.

이어 웨인 린 부악장의 리드로 서울시향 단원들은 브람스의 ‘헝가리안 댄스 1번’을 두번째 앙코르 곡으로 연주했다. 정 전 감독도 모르고 있었던 서울시향의 ‘깜짝 선물’이었다. 정 전 감독은 무대 아래 객석에 내려가 잠시 동안 단원들의 연주를 지켜보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비제의 ‘카르멘’ 서곡으로 세번째 앙코르 무대를 마치고도 객석의 커튼콜이 끊이지 않았다. 정 전 감독이 알렉시 뱅상 서울시향 객원악장 등을 일으켜 세워 함께 무대 밖으로 나가자 2시간 반 가까이 이어진 공연이 비로소 막을 내렸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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